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자동차를 파는 대리점을 영어로 'dealer'라고 부릅니다. 한국은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딜러들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은 반대로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최근 미국의 이 자동차 딜러 소유주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죠?

(답) 네 최근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지엠과 크라이슬러사가 자사 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의 상당수를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먼저 딜러 폐쇄 조치를 밝힌 회사는 크라이슬러사였죠?  

(답) 네 크라이슬러사는 지난 주, 파산법원에 제출한 구조조정 계획서에서 현재 전체 딜러 3,181곳의 약 4분의 1일에 해당하는 789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크라이슬러사에 이어 지엠도 딜러망 폐쇄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지엠사는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새턴과 허머 그리고 사브 딜러를 제외한 6천개 딜러 중에서 1,100개 딜러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문) 딜러라 하면 자동차 판매 현장의 최일선이라고 할 수 있고요, 또 미국에서는  실제로 자동차 회사가 딜러를 직접 운영하는 것도 아닌데, 지엠과 크라이슬러사가 이런 조치를 들고 나온 이유는 뭔가요?  

(답) 네, 한마디로 이들 자동차 회사들의 딜러망 폐쇄 조치는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한 구조조정 계획의 하나입니다.  

(문) 구조조정이라 하면 인력이나 비용을 줄여서, 회사의 군살을 빼는 작업을 말하죠? 그런데 이번 경우처럼 딜러를 줄인다는 것이 회사를 살리는데 어떤 도움이 된다는 말인지 이해가 잘 안되거든요? 아까도 말했듯이 딜러는 회사가 운영하는 곳이 아니고 개인이 운영하는 개인 회산데, 이 딜러를 줄인다고 자동차 회사의 수익이 나아지는 건지 모르겠군요? 

(답) 그게 이유가 이렇습니다. 쉽게 말씀드려서 미국 안에서 지엠과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파는 딜러수가 적정수보다 많아서 경쟁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자동차 종류도 많고 또 이들 차종 별로 딜러들이 너무 많아서, 다른 회사와의 경쟁은 커녕, 같은 회사내 차종끼리도 경쟁을 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문) 그러니까 너무 많은 딜러, 즉 자동차 판매 대리점들이 있어서 서로 출혈 경쟁을 하게 되니까, 자동차 생산 회사로서는 이 모든 것이 부담이 된다는 말이군요. 자, 자동차를 팔던 딜러가 문을 닫는다는 말은 딜러라는 장소가 없어진다는 의미뿐만이 아니고, 이 안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일자리도 없어진다는 말 아닙니까? 

(답) 물론입니다. 규모가 큰 딜러들은 거의 100명에 달하는 판매직원들을 고용하기도 한다는데요, 이렇게 한꺼번에 딜러가 문을 닫고 이 안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직장을 잃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지난 4월 실업률이 거의 9%에 달한 미국 경제에 또다른 부담을 안겨 주게 되겠죠? 일리노이 주 시카고시에서 지난 40년 동안 크라이슬러 딜러를 운영하고 있는 빌 콜로세이케 씨는 이런 상황을 꼭 빰 맞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많은 딜러 소유주들은 자동차 회사에서 차를 사다가 회사에 별다른 손해를 끼치지 않고 차를 팔아 줬는데, 이제와서, 특히나 경제가 어려운 때에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바보 같은 짓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문) 딜러들을 폐쇄한다면 팔다 남은 자동차와 차 부속품들이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은 어떻게 처리가 되나요? 

(답) 네, 지엠 같은 경우는 딜러들이 차나 부속품의 재고를 최대한 많이 줄일 수 있도록 최대한의 많은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크라이슬러사 같은 경우는 딜러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품들을 일절 재구매하지 않겠다고 아예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도 시간을 좀 주겠다고 한 지엠의 처사가 크라이슬러사보다는 나은 것 같네요.  

(문) 수십년 동안 차를 팔아 오다 졸지에 차를 팔 권한을 잃어 버린 자동차 판매 대리점 소유주들의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마는, 대부분의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이 지엠과 크라이슬러사의 이번 조치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살리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작업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걸 보면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 논리라는 것이 냉혹하기 그지없는 것 같기도 하죠?  

(답) 네, 사실 미국산 자동차를 파는 딜러들은 다른 외국산 자동차를 파는 딜러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딜러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너무 적었고요, 또 이렇게 벌어들이는 돈이 적다 보니 광고나 서비스 개선에 충분한 돈을 쓰지 못했다는 것도 미국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된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런 지적은 딜러당 연간 판매 대수를 보면 금방 수긍이 가는데요, 가령 크라이슬러사 같은 경우, 2008년에 딜러 한 곳당 평균 자동차 303대를 팔았습니다. 특히 크라이슬러사 딜러의 절반 가량은 지난 해 100대 미만의 차를 팔았답니다. 이에 비해 일본산 자동차를 파는 도요타 딜러의 경우 1292대를 그리고 혼다 딜러는 1030대를 팔았죠? 이런 상황이라 지엠과 크라이슬러사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딜러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서 회사를 재정비하겠다는 것입니다.

(문) 그런 걸 보면 이번 지엠과 크라이슬러사의 딜러 폐쇄 조치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의 하나인 것은 확실하죠? 

(답) 그렇습니다. 이미 파산보호 신청을 법원에 낸 크라이슬러사는 이탈리아의 자동차 회사죠? 피아트 사와 회사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크라이슬러 지분의 20%를 획득해서 크라이슬러사의 주인이 될 피아트사는 인수에 앞서서 크라이슬러사 측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이번 딜러 폐쇄 조치가 나왔죠? 그리고 지엠 같은 경우는 파산을 신청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딜러망을 축소하는 경우입니다. 지엠은 다음 달 1일까지 부채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안을 확정하지 못할 경우,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현재 이를 막기 위해 이번에 딜러를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안간 힘을 쓰고 있습니다. 

(문)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 자동차 업계가, 자동차를 팔아주는 판매점의 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들이 전성기 때 보여줬던 모습을 생각하면, 참 믿을 수 없는 사실인데요,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 과연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지난 시절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