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정착 교육기관인 하나원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산부인과가 설치됐습니다. 최근 여성 탈북자들의 입국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는 게 한국 정부의 설명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 내 병원인 하나의원에 산부인과가 처음으로 개설됐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16일 "최근 여성 탈북자들의 국내 입국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하나원 안에 산부인과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의료진을 배치했다"며 "지난 3일부터 진료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탈북 여성들의 입국 추세를 보면 지난 2002년 처음으로 남성 탈북자보다 많아진 이후 해마다 늘어나 지난 1월 현재 탈북자 1만5천2백 명 중 여성은 전체 70%인 1만1백 명에 이릅니다.   

하나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2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여성들의 입국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이들의 건강 문제가 탈북자 지원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면서 부인과 진료의 필요성도 커지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입국 동향이 여성 노약자나 임산부 등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건강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이들 중 20, 40대가 전체 여성의 70%입니다. 여러 산부인과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연령대입니다. 산부인과 진료를 하게 되면 이들의 특성에 맞는 진료를 할 수 있으므로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 여성들은 지난 2000년부터 1주일에 한번 자원봉사 차원에서 하나원을 찾는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거나 혹은 지역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2006년부터는 경기도 내 안성의료원 의료진이 매주 1번 하나원을 방문해 진료를 해왔습니다. 

산부인과 전문의로 이번에 처음 하나원에 배치된 권민수 씨는 "진료를 받는 여성 중 90% 이상이 질염 등 부인과 질환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병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탈북 과정에서 검진을 받을 수 없는데다 영양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생활할 때도 영양상태가 나빴고 탈북하면서 제3국에서 숨어 지내는 과정에서 영양 실조나 위생이 불량해 이들의 면역력이 매우 떨어지게 됩니다. 질염이나 난소염에 시달리게 되는데 보통 진료를 원하시는 분들의 90%가 질병 치료를 원하고 계십니다."

권 씨는 특히 "탈북 여성 상당수가 불임과 생리 불순을 경험하고 있었고 북한에서 무료로 지급하는 피임기구 (루프)를 사용한 경우에도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부인과 질환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았다"고 소개했습니다.

권 씨는 군 복무를 대신해 공중보건의 자격으로 하나의원에서 근무하며 지난 4월22일 발령을 받아 앞으로 3년 간 복무하게 됩니다.

하나의원은 현재 내과와 한방과, 치과, 정신과, 그리고 산부인과 등 모두 5개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료진으로는 산부인과와 치과, 정신과가 각1명, 내과와 한방과에 각 2명 등 공중보건의 7명과 4명의 간호사가 있습니다.   

하나원 관계자는 "탈북자들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위해 지난 해 정신과를 개설하는 등 종합적인 의료체계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나원을 수료한 이후 지역사회에서도 지속적인 관리를 받도록 현재 34개 지역병원과도 협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