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고발하는 영문 책이 미국에서 곧 출판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북한 국가보위부 출신 탈북자 김용 씨는 미국에 난민 자격으로 입국해 현재 목사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영어권 독자들에게 자신이 직접 체험한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유린 실상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 번 들어가면 살아나올 수 없는 곳'으로 알려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10년 전 그 곳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한 한 탈북자의 생생한 고발이 담긴 영문 책이 출간됩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6년 간 복역하다 지난 1999년 탈출한 탈북자 김용 씨가 수용소의 실상을 알리는 영문 책 '집으로 가는 먼 길'(Long Road Home)을 출간합니다.   

[김용]: "당에 충실했고, 부친 경력으로 정치범 관리소에 수감돼 인권유린 당했고, 그런 제 감정을 그대로 썼어요. 자유를 찾아 민주주의를 찾아 대한민국과 미국까지 가서 국회나 청문회를 통해 북한 독재정권에 대해 알리게 됐어요. 책을 쓰라고 권고를 하셨고, 그래서 같이 쓰게 됐습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 바바라대학의 김숙영 교수와 함께 쓴 이 책의 표지에는 철책선 그림과 함께 '북한 강제수용소 생존자의 증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김 씨의 어린 시절부터 북한 국가보위부 중좌 출신으로 최고위층의 삶을 살았던 과거, 어느 날 아버지가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간첩 활동을 하다 그가 세 살 때 총살됐다는 사실이 발각돼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내용 등이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책의 가장 많은 부분은 지난 1993년 5월부터 1995년 10월까지 이른바 '완전통제구역', 제14호 관리소에서, 1995년 10월부터 1998년 9월까지 제 18호 관리소에서 수감됐던 김용 씨가 직접 체험한, 직접 보고 들은 고문과 공개 처형 등 인권유린의 실상입니다.   

김용 씨는 그동안 미국 등지에서 육성으로 북한 정권의 참혹한 인권유린 실상을 고발해왔지만, 이번 책을 통해 전 세계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소중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세 살 때 아버지가 뭘 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이제 봐도 얼굴도 모르는데… 아버지로 인해서 2세, 3세까지 독재를 실시한 것을 세계 국민들이 알고… 뭐 나쁘다, 독재정치다 라고 하는데 그 내부를 정확히 알려주고 싶어요. 미국 사회나 세계 국민들한테 진실을 알려주고 싶은 심정일 뿐이지 다른 것은 없어요. "  

1998년 중국을 통해 탈북한 뒤 1999년 한국을 거쳐 지난 2004년 미국에 정착한 김용 씨는 신학대학원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고, 선교 목사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송경교회에 부목사로 부임한 김용 씨는 사역 활동과 함께 미국 곳곳에서 강연을 통해 북한 체제에 대해 알리고 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는 그런 것을 몰랐어요. 그런데 여기 나와서 생각해 보니 진짜 김정일체제야 말로 사람을 3백 만명을 굶어 죽이는 살인자라고 생각해요. 당과 수령을 위해 밤 잠도 자지 않고 충성을 다 했는데…" 

올해로 탈북 10년 째, 재미탈북자협회장으로서, 목사로서, 인권운동가로서 미국에서 또 다른 삶을 개척한 김용 씨는 자신의 책이 북한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부에서 일하는 고위층 간부들이 이 책을 좀 봤으면 좋겠어요. 거기서 자기들 운명을 어떻게 개척할 수 있는지 정신 차리고 세계를 좀 보고 사는 북한 국민이 됐으면 더욱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