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전국적인 주민 동원 운동인 이른바 '150일 전투'를 선언한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오늘 (11일) 모내기 전투에 전 인민, 전 산업 분야가 총동원돼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 '150일 전투'의 초점을 대외관계 악화로 외부 지원이 크게 줄면서 더욱 시급해진 식량난 완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온 나라가 모내기 전투에 한 사람 같이 떨쳐나서야 한다"며 농업 분야에 국가적 역량이 총동원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전당, 전국, 전민이 떨쳐나 올해 모내기를 제때에 질적으로 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농사는 전 국가적, 전 인민적 사업"이라며 "전력공업, 화학공업, 기계공업을 비롯한 모든 부문의 기관, 기업소들과 일꾼들은 농사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원칙에서 모내기 전투에 필요한 전력과 영농물자를 최우선으로 무조건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신문은 특히 "1백50일 전투로 부른 당의 호소에 따라 올해를 강성대국 건설 역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되게 하기 위한 총공격전에 떨쳐나선 온 나라의 일꾼들과 농업근로자들은 뜻 깊은 올해의 모내기를 제철에 질적으로 해 제낄 혁명적 의지로 심장을 불태우고 있다"며 모내기를 1백50일 전투의 연장선상에서 강조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이 이른바 150일 전투의 초점을 식량난을 완화하기 위한 국가적 역량 동원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노동신문의 사설은 북한이 통상 모내기 전투라는 이름으로 독려해 온 지금까지의 노력 동원과는 다른 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년의 모내기 전투가 도시민들의 노동력을 동원하는 데 그쳤던 반면 이번엔 전력이나 농자재 등을 공급하는 농업과 관련된 모든 공업 부분에 대한 총동원령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장거리 로켓 발사 등으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와의 관계가 대결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이들 국가로부터의 식량이나 비료 지원이 끊긴 데 대한 북한의 자구책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 "옛날에는 지금부터 시작해서 5월부터 30일에서 45일 정도 전투기간이 있고 그리고 가을에 가서 한달 정도 전투기간이 또 있거든요. 금년에는 지금부터 해서 계속적으로 1백50일을 설정해 놓은 것을 보면 농업 문제 심각성, 그리고 금년도 국제사회로부터 농업 부분에 필요한 물자라든지 식량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자체적으로 버텨나가겠다, 이런 생각이 철저한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 우호적인 나라들로부터 무상 지원 또는 차관 형식으로 받을 수 있는 식량 규모를 수십만t 정도로 봤을 때 북한주민들의 한해 식량 부족분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량을 1백17만t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자체적으로 식량을 증산하려는 이같은 노력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7년까지 한국 정부가 제공한 연 30만t 규모의 비료 지원이 끊기면서 중국으로부터 수입과 자체 생산량을 늘리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부족분을 충당하기엔 힘이 부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 "우리가 보통 해마다 30만t 주는 데 지난 다섯 달 동안 수입한 거 다 합쳐봤자 3만t 정도니까 결국은 이게 수입을 통해 충당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충분한 비료를 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지금이라도 필요한 양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주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는데…"

한편 한국의 통일부는 북한에서 '1백50일 전투' 참여를 선동하는 보도가 매일 되풀이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가 지난 해보다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 "지난 주말에도 5월 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희천 시내 경제 현장을 시찰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올해 들어서 총 61회 현지지도를 한 셈이구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2배를 넘어서는 현지지도 횟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1백50일 전투를 선동하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주로 경제 선동을 중심으로 올해의 1백50일 전투에서 경제 분야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앞으로 3년 간의 강성대국 투쟁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내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