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이르면 내일(8일) 중 지난 달 개성 접촉에 이은 남북 당국 간 후속 접촉을 북한 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4일 한국 정부에 후속 접촉을 먼저 독촉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지난 달 21일 개성 접촉에 이은 남북 당국 간 후속 접촉을 이르면 8일 북한 당국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의 한 대북 소식통은 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참사가 8일 한국 정부의 후속 접촉 제의 통지문을 받아 평양으로 갖고 갈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도 정부 소식통의 말을 빌어 한국 정부가 “8일 또는 9일 북측에 후속 접촉을 위한 통지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지문에는 후속 접촉에서 다뤄질 의제와 접촉 장소, 시간 등이 명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통지문에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석방 문제를 의제로 포함시킬 지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앞으로의 남북 접촉 과정에서 억류 직원 석방 문제를 최우선시하겠다고 밝혀왔고 북한은 이번 접촉이 유 씨 문제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며칠 간의 남북 간 사전 실무협의 과정에서도 이 문제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억류 직원 문제를 통지문에 의제로 명시하진 않되 실제 접촉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선에서 양측이 의견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7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직원 억류 문제가 개성공단의 본질적 문제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이 정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남북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이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이에 앞서 지난 4일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한국 정부에 후속 접촉을 독촉하는 통지문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성욱 소장은 6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주최 심포지엄에서 “4일 북쪽에서 개성 접촉과 관련해 3장의 문건을 보내왔다”며 “남측이 조속히 응하지 않으면 모든 문제가 복잡해질 것이라는 투의 내용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통지문에는 접촉 시기를 6일로, 장소는 개성의 남북경협협의사무소로 명시했고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 북측 대표단 명단도 포함됐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측이 1차 접촉 때 요구했던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한 제안들을 한국 측이 이행할 것을 압박하는 내용이었고,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6일 접촉은 준비 관계로 어려워 추후 접촉일정을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독촉이 앞으로 한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 1일 “유 씨에 대해 조사를 심화 중”이라며 강경 태도를 보인 지 사흘만에 한국 측에 추가 접촉을 독촉해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2차 당국 간 접촉에서도 북한이 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려는 그런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구요, 또 하나는 개성공단 사업 자체를 의외로 북한이 앞으로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그런 강한 전략적이랄까 이런 부분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북한은 지난 달 21일 개성 접촉에서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인상, 토지사용료 지불유예 기간 4년 단축 등을 요구하면서 공단 관련 기존 계약에 대한 재협상을 한국 정부에 제의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