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6자회담 참가국 순방은 북한이 6자회담 절대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2차 핵실험을 경고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와 보즈워스 특사의 순방 배경과 전망을 알아봅니다.

문) 최 기자, 먼저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아시아 순방 일정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네, 미 국무부에서 북한 문제를 총괄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는 오늘(7일) 중국 베이징 방문을 시작으로, 8일은 서울, 11일은 도쿄, 그리고 12일에는 모스크바를 차례로 방문할 계획입니다.

문)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순방은 취임 후 두 번째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1차 순방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답) 보즈워스 특사는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초 한국-중국-일본 3개국을 순방했었는데요, 두 달 전과 현 시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정세 변화입니다. 당시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전이었는데요. 지금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 한데다, 영변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과 미국 전문가들을 추방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까지 공언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1차 순방이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기 위한 순방이었다면, 이번 순방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좀더 구체적으로 보즈워스 특사가 이번 순방에서 어떤 문제를 논의하게 됩니까?

답)미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대변인은 보즈워스 특사가 2가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선 북한의 2차 핵실험 문제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청취하고, 또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라는 얘기입니다.
 
문) 보즈워스 특사가 중국 정부에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도록 평양에 압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을까요?

답)그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보즈워스 특사가 베이징에서 ‘말하는 것보다는 주로 듣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북한의 핵실험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대응 방안을 갖고 있는지 살피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사례를 볼 때, 미국이 요청했다고 해서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보즈워스 특사는 중국에 대북 압박을 종용할 가능성은 적다고 앞서의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문) 언론들은 보즈워스 특사의 북한 방문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답)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은 이번 순방의 의제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북한은 현재 영변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요원과 미국 전문가들을 추방한 데 이어 핵실험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이 북한을 강하게 비판하고, 북한 역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비난을 본격화 하는 등 미-북 간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는 지금은 보즈워스 특사가 방북할 때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아시아 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북 대화가 쉽게 재개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문)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을 안 가는 것이 아니라 못 가는 상황이라는 얘기군요. 그런데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북한 측 요구에 미국은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건가요?

답)미국은 강온 양면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평양에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 한편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에 대비해 강력한 제재를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핵 확산 문제를 전담하는 백악관의 게리 세이모어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은 지난 1일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 강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 외에 또 다른 추가 제재를 취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문) 출범 초기와 비교해볼 때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매우 단호해진 것 같은데요, 평양에 대한 시각에 변화가 있었다고 봐야 하겠죠?

답)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직후인 지난 1월만 해도 북한과의 ‘포괄적 협상’ 의사를 밝혔습니다. 미국과 북한 대표가 한 자리에 앉아 핵 문제와 미-북 관계 정상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대북 경제 지원 등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는 얘기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영변 핵 시설 재가동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평양을 보는 워싱턴의 시각은 싸늘히 식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먼저 움직이지 않는 한 미국이 대화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