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 긴장 상태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금강산과 개성 관광 사업을 벌여 온 한국의 현대아산이 극도의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측은 지난 4월을 비상 경영의 한계시점으로 잡고 예약판매를 실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직원 억류 사태마저 겹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0년 간 대북사업을 주도하며 남북 교류협력의 한 축을 담당해온 현대아산이 잇따른 악재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관광사업이 11개월째 중단된데다, 직원 유모 씨가 체제 비난 등의 혐의로 북한에 한 달 넘게 억류되면서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아산은 지난 4월을 비상 경영의 ‘마지노선’으로 잡고 예약판매를 실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관광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6일 “예약판매 당초 목표치인 3만 명보다 4천 명을 초과 달성했지만 현재로선 관광이 언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며 “비상 경영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시점은 올 상반기까지”라고 말했습니다.

회사의 주력사업이던 대북 관광사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발생한 매출 손실액은 1천억 원에 달합니다.

마지막 대북사업이던 개성공단 마저 정치적 불안정을 이유로 올해 한 건의 수주도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2, 3단계 개발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여기에다 지난 달 21일 북측이 2004년에 맺었던 개성공단 토지사용료 지불 유예기간을 단축해 내년부터 사용료를 받겠다고 요구하고 있어 현대아산 측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현대아산은 북측 중앙특구지도개발총국과 공단 1단계 1백 만평 토지에 대해 50년 간 사용한다는 계약을 맺고 임차료 1천6백만 달러를 지불한 상태입니다.

자금난에 처한 현대아산은 4월 초 현대그룹 계열사 등이 참여한 유상증자를 통해 2백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대북 사업 중단으로 입은 경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최근엔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한 국내 관광상품을 내놓았습니다. 현대아산 홍보팀 김하영 과장입니다.

“향후 금강산, 개성 관광 등 대북 관광과 연계해서 비무장지대 평화생태관광 (PLZ)을 다양한 남북교류 사업의 요충지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자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단편적으로 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게 아니구요. 대북 관광이 중단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이런 차원에서도 추진하게 됐구요.”

현대아산은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과 함께 북한에 억류된 직원 석방을 위해서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최우선 현안은 직원 석방”이라며 “필요하다면 계속해서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아산 측은 직원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지만 민간 기업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최근 이뤄진 남북 당국 간 접촉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상황이 여러 변수가 맞물려 전개되고 있는 만큼 대북 관광이 언제 재개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조만간 있을 당국 간 접촉 등 향후 유 씨 문제가 잘 해결될 경우 남북 경협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