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이른바 `속도전’에 대해 경제난에 따른 일종의 비상 조치, 또는 체제단속용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이 같은 운동의 효과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새로운 ‘속도전’인 ‘150일 전투’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북한의 경제 사정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반증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박: 박 연구원은 속도전은 일종의 비상 조치라며, 만일 중앙계획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자원이 풍부하다면 속도전을 벌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또다시 속도전에 돌입한 것은 북한경제가 재난적 상황에 직면한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 당국의 속도전이 내부단속용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놀랜드: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 정부는 경제난의 이유가 외부세계의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이에 따라 주민들이 허리 띠를 졸라 매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향이 있으며, 새 속도전도 그 같은 추세의 일환일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에 있는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연구원인 김광진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의 새 속도전이 후계구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진: “70년대 초반부터 김정일이 국가통치나 사회주의 건설에 많이 개입을 하고 적극적으로 주도하면서 나온 게 이 전투방식인데, 그 것들을 지금 다시 들고 나오는 것 같고, 좀 조심스럽게 후계 구도와 관련된 움직임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김 연구원은 이에 따라 북한사회가 더욱 긴장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노력 동원이 강화되고 노동 강도도 높아질 뿐 아니라 사회적인 통제도 훨씬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70년대의 ‘70일 전투’와 ‘1백일 전투’, 그리고 1980년대에는 ‘2백일 전투’로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번에도 그 같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전망에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광진 연구원은 속도전으로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나 개선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진: “ 어떻게 비유할 수 있냐 하면, 선수들이 경기에서 속도를 내려고 약물을 투여하는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하고 좀 비유가 될까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연구원도 속도전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놀랜드: 북한경제의 문제는 경제조직이나 보상체계 등과 관련이 있는데, 주민들에게 더 오래 더 많은 일을 하도록 강요한다고 해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속도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존 박 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

존 박: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목표 시한으로 설정한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많은 일들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속도전을 더욱 자주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