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32개국의 고속도로를 거미줄처럼 잇겠다는 야심 찬 `아시아 고속도로’ 계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는 보상 문제가 풀리지 않아서 완공을 눈앞에 두고 공사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아시아 대륙의 고속도로를 잇겠다, 정말 어마어마한 계획인데요, 우선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지 알아볼까요?

답) 사업의 공식 이름은 ‘아시아 고속도로’입니다. 아시아 대륙의 32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는데요, 한국과 일본, 중국, 이렇게 동북아시아 국가들하고,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러시아,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의 관문인 터키까지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고속도로를 하나로 묶어서 유럽의 고속도로망과 연결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문) 사업 규모가 대단하네요. 전체 고속도로 길이도 굉장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총연장이 14만 킬로미터나 됩니다. 정말 어마어마 하죠. 노선은 크게 55개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반도를 관통하는 노선은 1번과 6번 노선인데요, 1번 노선은 일본 도쿄에서 시작해서 부산과 서울, 평양, 신의주를 거쳐서 중국으로 이어지구요, 아시아 대륙의 남쪽 해안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6번 노선은 한반도 동해안을 지나 블라디보스톡을 거쳐서 러시아 땅을 횡단하는데요, 모스크바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그밖에 다른 노선들도 아시아 대륙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데요, 주로 행정과 산업, 교통, 관광 중심지들을 거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문) 이런 어마어마한 사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한데요.

답) 현대판 실크로드를 만들자는 생각이 아시아 고속도로 사업을 낳았습니다. 고대 동서양을 잇던 통상로가 바로 실크로드죠. 비단길이라는 뜻인데요, 중국산 비단이 이 길을 따라 많이 팔려나갔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실크로드를 재현해보자, 이 생각이 지난 1959년 유엔에서 나왔는데요, 1970년까지 사업 첫 단계가 잘 진행되다가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사업도 흐지부지됐습니다. 그러다가 80년대와 90년대 세계적으로 지역통합 흐름이 나타나면서 아시아 고속도로 사업도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문) 아시아를 정치경제적으로 하나로 묶는 작업의 일환으로 아시아 고속도로 사업이 다시 추진됐다는 말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 아시아 육상 교통개발 사업이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에서 ‘92년에 승인돼서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철도까지 연결하는 사업이 추진됐습니다. 그리고 32개 나라가 서명한 아시아 고속도로망에 관한 협정이 지난 2005년 7월 발효됐습니다.

문) 아시아 고속도로 사업이 시작된 지 꽤 오래됐는데, 얼마나 진척됐습니까?

답) 아시아 고속도로망 협정이 발효됐기 때문에 참가국들의 사업승인은 이미 이뤄진 건구요, 그 다음에 할 일이 협정에서 제시하는 기준대로 기존 고속도로를 정비하거나 새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도로표지판도 새로 세우는 일입니다. 돈이 워낙 많이 들고 정치 상황에도 민감한 사업이기 때문에 진척이 쉽지는 않습니다. 한반도의 경우에도 북한이 도로망을 정비해서 외국에 개방해야 하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풀리지 않고 있어서 사업에 큰 진전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국내 도로표지판에 아시아 고속도로 노선을 함께 표시하는 작업이 시작됐을 뿐입니다.

문) 동남아시아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는데, 요즘에는 상황이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답) 그렇습니다. 원래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출발해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서 베트남과 중국까지 이르는 노선이 계획됐었습니다. 하지만90년대 말까지 전쟁과 정치 분쟁으로 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했었는데요, 98년 캄보디아 내전이 끝나면서 사업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캄보디아 구간 13 킬로미터가 남아있는데요, 이 구간이 완공되면 동남아시아의 고속도로망이 새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됩니다.

문) 그런데 이 마지막 구간 공사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어떤 사연입니까?

답) 주민들의 반대가 심합니다. 문제가 된 구간은 캄보디아 남부의 키엔 스베이 지역인데요, 가난한 주민들이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터전을 잃게 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보상금을 준다고 하지만 몇 십 년 동안 살던 곳을 떠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액수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이 지역 주민들은 한 집에 여러 식구가 모여 사는 집들이 많아서 생계가 막막한 상황입니다. 캄보디아 당국은 당초 올해 말에 아시아 고속도로망 동남아시아 구간의 완공식을 열 계획이었는데, 이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공사를 끝내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