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국과 중국 정부가 북한의 급변 사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히 내용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한 대응계획을 논의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이며, 중국은 절대적인 필요가 있기 전에는 그 같은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의 한 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육군전쟁대학(US Army War College) 부설 전략문제연구소, SSI(Strategic Studies Institute)는 최근 발표한 ‘타이완 해협을 넘어서: 중국 군의 임무(Beyond Strait: Plea Missions Other than Taiwan)’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중국 전문가 12명이 작성한 이번 보고서는 중국 군의 임무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 조망한 것으로 총4백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입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붕괴할 경우 사태를 안정시키고 통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 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사회가 불안정해 질 경우에도 중국 군은 북-중 국경에 개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중국은 급변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피하고, 현상유지를 계속하는 것을 한반도 정책의 우선순위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역사적인 공산주의 동맹관계, 미국과 일본에 대응한 자연적인 완충국(buffer) 역할, 주한미군 상주 등 북한은 중국에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정부 지도자들과 학자들은 북한의 ‘정권변화4 (regime change)’라는 표현 자체에도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정권변화라는 표현을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 정책과 같은 뜻이 내포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데니스 블레어 국가정보국장(DNI)이 서문을 썼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블레어 국장은 서문에서 중국의 안보정책을 계속해서 점검해 나가는 것은 중국과 국경지역, 타이완, 그리고 주변지역에서 앞으로 중국 군의 임무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몬트레이 국제대학원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연구센터의 유안징동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급변 사태 논의는 중국의 내정불간섭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습니다.

유안 박사는 중국의 외교정책 원칙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급변 사태를 논의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상당히 무감각한(insensitive)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간 미국평화연구소(USIP)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민간 연구기관들을 통해 중국이 북한의 정권 붕괴에 대비하고 있다는 보고서들이 나온 것이 사실이라고 유안 박사는 말했습니다.

유안 박사는 중국은 구체적인 국가를 대상으로 해서가 아니라, 국익을 보호하는 보편적 차원에서 급변 사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가령 지진이나 대홍수 등 자연재해, 국경 간 대규모 이동에 따른 국경 보호 문제, 이로 인한 사회불안을 최소화 하는 방안 등 만약의 사태를 가정한 여러 시나리오를 상정해 정부와 군이 대비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