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 등 4개국에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즉각 거부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바락 오바마 새 행정부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핵무기 묵인 정책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즈 고테묄러 비확산 검증 담당 차관보는 5일 핵확산금지조약 (NPT) 준수는 인도와 이스라엘, 파키스탄, 북한 등 모든 나라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며 미국은 이를 근본적인 목표로 계속 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0년 NPT 평가회의를 위한 유엔 준비회의에 미국 대표로 참석한 고테묄러 차관보는 오바마 행정부는 NPT에 가입하지 않은 모든 나라들이 이 조약에 가입하길 원한다며 이 네 나라가 NPT에 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NPT는 유엔 회원국들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 대가로 미국 등 핵을 보유한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핵무기를 폐기해 나가기로 합의한 조약으로 전세계 1백89개국이 가입해 있습니다. 196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NPT는 그러나 모든 가입국에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발전소를 개발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고테묄러 차관보가 대독한 연설에서 전세계가 핵무기와 핵 테러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NP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미국의 NPT 가입 촉구에 대해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습니다.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NPT가 과거 이라크와 리비아 등 가입국들의 핵무기 추구를 막지 못했다며, NPT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NPT는 이란의 핵 개발 움직임을 감시하는 데 실패했다며 비효과적인 조약으로 입증된 NPT를 왜 강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테묄러 차관보는 이날 미국이 이스라엘에 NPT에 가입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40년 간 유지해 온 이스라엘의 핵무기와 관련한 비밀주의를 수정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의 전략담당 수석자문관을 지낸 도브 웨이스글라스 씨는 이스라엘 라디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테묄러 차관보의 발언에 매우 놀랐다며, 그의 발언이 미국의 정책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라면 상당히 우려할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요시 레비 대변인은 그러나 미국의 NPT 가입 촉구가 이스라엘과 미국이 수 십 년 간 지켜온 비밀주의를 수정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레비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우려가 존재하는 한 미국과 이스라엘 간 긴밀한 대화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1960년대부터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사실상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밀 해제된 미국 정부 문서에 따르면 미국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을 알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당시 묵인의 대가로 이스라엘은 핵무기 실험을 실시하지 않고 보유 사실도 공표하지 않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란과 중동 국가들은 미국이 핵무기 개발에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핵 보유국으로 알려진 인도, 파키스탄과 함께 NPT 가입 자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지난 1985년 옛 소련의 권유로 NPT에 가입한 뒤 1990년대 1차 핵 위기 때 탈퇴했다가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 이후 복귀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2003년 핵 개발을 다시 추진하면서 NPT에서 탈퇴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에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서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즉각 이를 거부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즈 고테묄러 차관보는 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무기통제관련 회의에서 NPT는 인류보편적 차원에서 핵을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근본적인 목적으로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고위관리는 그러나 NPT는 비효과적이라며 고테묄러 차관보의 촉구를 거부했습니다.

이 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NPT는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나라들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서방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