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0명 가운데 9명은 북한경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탈북자들은 또 5명 중 1명이 미국행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워싱턴 소재 민간 연구소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29일 최근 실시한 탈북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해 11월 한국 내 탈북자 3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와, 지난 2005년과 2006년 중국 내 탈북자 1천3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탈북자들은 대부분 북한의 경제와 정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경제가 개선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탈북자 10명 중 9명은 아니라고 답했으며, 특히 전혀 아니라고 답한 응답자가 2006년의 40%에 비해 지난 해에는 70%로 크게 늘었습니다. '김정일 정권이 개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10명 중 9명은 부정적으로 답했습니다.

북한을 탈출한 동기도 먹고 살기 위한 경제적 이유가 가장 많았습니다. 응답자의 60%는 경제 문제 때문에 탈북했다고 밝혔으며, 30%는 정치적 자유를 찾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은 탈북자들이 북한을 탈출한 이유로 경제를 가장 많이 꼽았지만, 경제 문제도 결국은 북한의 정치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한데다, 각 개인의 입장에서도 사회적 신분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경제 상황의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북한 정부가 2002년 실시한 경제 개선 조치의 효과에 대해서도, 탈북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개인의 시장 활동이 급증했지만, 정부의 경제 개선 조치 이후에는 시장 활동의 빈도에는 큰 변화가 없으면서 오히려 부패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한편 탈북 후 최종 정착지로 어디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64%에 이어, 미국이라는 대답이 19%에 달했습니다. 중국은 14%로 세 번째였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탈북자일수록 미국 행을 원하는 비율이 높았다면서, 어려서부터 반미 선전을 받아왔음에도 미국에서의 삶을 원한다는 것은 매우 놀랄만한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1990년대 중반 이후 국제사회의 꾸준한 식량 지원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 탈북자의 절반 정도는 북한에 있을 당시 이에 대해 알지 못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