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실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곳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오늘로 나흘째를 맞습니다. 어제는 미 의회 의원들과 한국 정부 관계자, 탈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북한 당국의 인권유린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는데요, 의원들은 주민보호에 실패하고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김정일 정권에 대해 더 강력한 정책을 펼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북한주민 개개인의 인권 보호에 실패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더 확고하게 북한주민의 인권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미국 상원에서 북한주민의 인권 보호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온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28일 열린 집회 연설에서 북한 정부와 주민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했습니다.

김정일 정권은 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정부의 최우선 역할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더 강력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북한의 주민들이 제대로 바깥소식을 들을 수 없고 그들의 소신을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연설 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해 취해진 미국 정부의 제재 해제 조치들이 원상복구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국제사회의 합의를 위반했기 때문에 부시 전 행정부가 취한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조치를 다시 가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또 북한인권 재승인법이 의무화한 북한인권 특사직을 오바마 대통령이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하원 외교외원회의 공화당 측 간사인 일리아나 로스- 로티넨 의원도 이날 연설에서 북한 정권의 만행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로스-로티넨 의원은 정치범 관리소와 북한 정권에 억류 중인 미국인 여기자 2명, 납북자 문제 등 10여 가지 인권 문제들을 지적하면서, 북한 정권이 이를 다시 피해갈 수 없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스-로티넨 의원은 연설 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보다 강력한 대북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에 다시 혜택을 주지 말고 강력한 정책을 펼쳐야 하며, 대신 정치범 관리소 수감자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북한주민들에 대해서는 더 적극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샘 브라운백 의원과 일리아나 로스-레티넨 의원은 최근 미 의회 상하원에 북한 정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을 각각 제출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 정부의 인권 담당자로는 처음으로 제성호 인권대사가 참석해 연설했습니다.

“우리가 이런 북한주민의 인권 참상을 외면하고 사는 것은, 또 나만 편하게 산다는 자세를 갖는 것은 매우 이기적이다. 또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대사는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며, 북한 주민의 생명을 살리고 독재정권에 투쟁하는 정당하고 의로운 북한인권 운동에 모두가 동참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지난 수 년 간 북한의 민주화를 지원해 온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NED)의 칼 거슈먼 회장은 북한의 전체주의 정권이 점진적으로 힘을 잃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는 10년 전에 거의 볼 수 없었던 탈북자가 1만 5천 명 이상 거주하고 있고 이들이 북한 내 친인척을 접촉하며 정보를 교류하는가 하면 많은 대북방송들이 외부소식을 북한에 전달하고 있어 북한의 고립화 정책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날 집회에서는 미국의 국회의원들과 민간단체 대표, 한국전쟁 참전용사 대표 등이 연설했으며 탈북자 대표단 3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한편 북한 요덕 관리소 출신 탈북자 3명 등 탈북자 대표단은 28일 오전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을 추모하기 위한 홀로코스트 박물관 앞에서 시위를 갖고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 해체를 촉구했습니다.

북한자유주간 넷째 날인 29일에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발표와 토론회가 열리며, 미 국무부 인신매매 담당 대사와 탈북 여성들의 특별기자회견도 예정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