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오늘(29일)로 출범 1백일을 맞았습니다. 출범 초만 해도 다소 낙관적이었던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시각은 북한이 로켓 발사에 이어 핵 시설을 재가동하고, 급기야 2차 핵실험까지 언급하면서 비관적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평양과의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미국은 북한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며, 북한에 대규모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 뒤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대화를 강조했던 초기의 발언과는 적잖이 달라진 입장입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대북정책은 강력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의 오락가락하고 예측불가능한 행동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동부 플레쳐 외교법학대학원의 한반도 전문가인 제임스 쇼프 박사는 클린턴 장관의 대북 발언이 강경 쪽으로 선회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는 북한을 비롯해 이란, 쿠바 등 과거 적대적인 나라들과도 관계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몇 달 간 이들 나라에 화해의 손짓을 보냈고, 이란과 쿠바, 베네수엘라 등은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은 이들 나라들과 대화를 재개하는 등 화해의 물꼬를 트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화 제안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의 거듭된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영변 핵 시설에 머물던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을 추방했습니다. 또 핵 시설에서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추가 핵실험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행태는 오바마 행정부에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줬다고 한반도 전문가인 쇼프 박사는 말했습니다.

“쇼프 박사는 오바마 행정부는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으로 시작해 클린턴 국무장관과 오바마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대화 계획을 고려했다며,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으로 이 계획을 추진하기가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의 핵 보유국 인정 요구는 오바마 행정부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월 14일 `미국의 핵 위협이 제거되고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이 없어질 때 핵무기가 필요 없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라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아시아 재단 산하 미-한 정책센터의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북한이 ‘핵 보유국 굳히기’ 전략을 쓰고 있다며, 평양의 이런 전략이 미-북 간 대화 재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마디로 미국은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하는 반면 북한은 핵 보유국 인정을 요구하고 있어 대화를 재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핵 협상 재개를 놓고 미국과 북한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대화 재개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아직 열어 놓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권 출범 초기에 비해 북한을 보는 시선이 차가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대화의 문까지 아주 걸어 잠근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반도 전문가인 쇼프 박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당분간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과 결속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 러시아 등과 외교적 결속을 다지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행태에 미뤄볼 때 미-북 양측이 대화를 시작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