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29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조치를 거듭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를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을 시험발사 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06년에 이은 2차 핵실험을 공식적으로 언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990년대 초반과 2000년대 초반에 이어 3차 북 핵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29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가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의장성명 등 대북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사죄하고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이를 거부할 경우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즉 ICBM을 시험발사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즉시 사죄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첫째로 공화국의 최고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부득불 추가적인 자위적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들이 포함될 것이다."

성명은 또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첫 공정으로 핵 연료를 자체로 생산보장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지체 없이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 우라늄 농축 기술 개발에 들어갈 뜻을 내비쳤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의장성명 등에 대해 사과하거나 철회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 성명에서 밝힌 조치들을 실행에 옮길 경우 1990년대 초반과 2000년대 초반에 이어 3차 북 핵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성명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과 이에 따른 북한의 3개 회사에 대한 제재 결정 등을 "반공화국 제재를 실동에 옮기는 불법무도한 도발행위"라고 주장하면서 "1990년대에 이미 조선 정전협정의 법률적 당사자인 유엔이 제재를 가하는 경우 그것은 곧 정전협정의 파기 즉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북측에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실제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일단 예상했던 수순인 만큼 냉정하게 추이를 지켜보며 미국 등 관련국과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왔다"면서 "이번 성명으로 그런 가능성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나온 지난 14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6자회담 절대 불참과 경수로 발전소 자체 건설 검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안보리 제재위원회에서 3개 북한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25일엔 폐연료봉 재처리를 시작하고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하면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의 이번 성명이 핵실험 강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박사]

"완전한 공포탄이라고 보기 어렵죠, 실제로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고 봐야 되고 다만 정치적으로 어떻게 협상하고 타결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안 하게 될 가능성이 있죠. 그러나 북한이 지난 번에 핵 실험도 북한이 원하는 만큼 능력 과시를 하지 못한 것이고 이번에 광명성 2호도 북한이 원하는 만큼 능력 과시를 못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당연히 간절하게 하고 싶을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미국으로부터 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핵 실험 카드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북한이 경수로 발전소 건설의 첫 공정으로 핵 연료 생산기술 개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 대해 우라늄 농축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명분으로 국제사회가 우려해 온 고농축 우라늄 개발에 들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의 전봉근 교수] 

"북한이 경수로를 짓는 것은 기술이나 재정을 봤을 때 불가능한 데 경수로를 명분으로 해서 경수로에 들어갈 핵 연료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농축을 할 옵션은 이란도 사용을 했으니깐 아마 그럴 가능성은, 이야기들을 조금씩 했었죠."

한국 정부는 아직 북한에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나 동향을 입수하진 못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군 당국은 지난 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지난 2006년 핵실험을 강행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기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 등 주요 전략시설에 대한 감시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보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올해 안에도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북한이 현재 핵무기 6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