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7일) 미 의회에서는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하나로 탈북자와 북한의 현실을 다룬 한국 영화 ‘크로싱’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시사회에는 미국 북서부 시애틀에서 온 탈북 실향민들이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상업영화로는 처음으로 탈북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뤄 화제가 된 ‘크로싱’의 시사회가 27일 오후 미 의회 관계자와 일반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한국의 인기배우 차인표가 주연을 맡은 영화 ‘크로싱’은 병든 아내를 고칠 약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탈북한 가장 김영수와 그를 찾아나선 어린 아들 ‘준이’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북한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넘다 적발돼 사살되는 장면, 수용소에서 죽어가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 또 탈북해 한국에 간 주인공 김영수와 중국으로 넘어와 한국 행을 준비하는 아들 준이의 전화통화 장면 등에서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기도 했습니다.

이름을 에단 이라고 밝힌 의회 관계자는 매우 감동을 받았다며,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상황을 새삼 일깨워주는 영화였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왔다는 탈북 실향민 이양춘 씨는, 북한 주민들과 탈북자들이 겪는 고통은 21세기 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개탄했습니다.

(이양춘) “저도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입니다. 탈북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일은 이 세상에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전화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가지도 못하고 하는 나라에서 탈북하는 것을, 또 중국에서 붙잡아서 북한으로 돌려 보내 처형당하는 그런 슬픈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민족으로 눈물이 납니다.”

역시 시애틀에서 왔다는 한국계 미국인 하워드 리 씨는, 독재 치하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주민들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루빨리 통일을 이뤄 북한주민들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워드 리) “너무나 애처롭고 북한 동포가 이렇게 세계 한 모퉁이에서 독재자에 의해 오늘날까지 희생당하는 어린아이들 모습. 부녀자들 이별하는 모습. 정말 독재자의 선물이 그건가 생각할 때는 너무나 비참하고 한 동족으로서 뼈저리게 생각합니다.”

이양춘 씨와 하워드 리 씨는 민간단체인 한미자유수호연합 소속입니다. 이양춘 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미자유수호연합은 북한의 핵 폐기와 미한연합사령부 해체 반대를 위해 1천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씨는 이번 북한자유주간 기간 중 미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서명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영화 ‘크로싱’은 한국과 중국, 몽골에서 4년에 걸쳐 제작됐으며 북한의 현실을 매우 사실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08년 6월 한국에서 개봉된 이래 일본 등 다양한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모았으며, 미국의 경우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대도시에서 상영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