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북한 당국이 억류 중인 미국인 기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24일 관영 매체를 통해 억류 중인 미국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등 미국 여기자 2명을 재판에 회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기자들을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들 기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발표한 보도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 북한 정부가 기자들을 즉각 석방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드 대변인은 또 미국 정부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은 24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억류 중인 여기자 2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이 기자들의 범죄자료들에 기초해 재판에 회부하기로 정식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달 30일 이후 억류된 기자들에 대한 스웨덴 대사관의 면담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이들을 면담했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는 북한 측의 거부로 미국이 원하는 만큼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그러나 기자들이 북한 정부로부터 부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정황은 없다면서, 기자들에게 의약품 등이 전달됐으며 이 중 약은 기자 중 1명이 억류되기 전부터 복용하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지난 달 17일 두만강의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자 문제 등을 취재하던 중 북한 군인에 붙잡혀 억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기자들을 정식 재판에 회부하기로 한 것은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악화된 미-북 관계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북 제재를 골자로 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을 주도했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6자회담 불참과 핵 시설 원상복구 등을 선언하며 맞서 왔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대미 협상을 위한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두 기자를 재판에 넘겼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 “약 40일 정도 경과된 상황에서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는 것은 차후에 결과가 어떻든 간에 북-미 협상에서 카드로 쓸 수 있고, 분위기에 있어 빨리 석방될 수 있고 장기화될 수도 있으므로 협상의 패로 쓰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북한이 클린턴 장관의 발언 직후 재판 회부 소식을 보도한 것도 여기자들을 압박용 인질로 삼으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기자들을 기소한 혐의인 불법입국과 적대행위가 재판에서 확정될 경우 북한 형법에 따라 적어도 5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또 재판이 최종심까지 갈 경우 형이 확정되기까지 두 달 가량 더 걸릴 것으로 예상돼 여기자들의 억류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국제 언론자유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들을 석방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