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내 한국인 근로자가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돼 조사를 받고 있는 지 오늘로 24일째를 맞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당국이 이 근로자를 부당하게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이 문제를 유엔에 제기하는 등 외교적인 대북 압박 수단을 사용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어제 열린 남북 당국자 간 접촉에서 유 씨를 접견하게 해 달라는 한국 측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 모 씨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유 장관은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유엔 인권이사회에 개성공단에 억류된 유 씨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지적에 "빠른 시일 안에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북측으로부터 정확한 입장 표명을 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현재 지연되고 있어 현재로선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서 북한에 압력을 전달하는 방법을 빠른 시일 내에 절차를 밟도록 하겠습니다."

유 장관의 발언은 특정 국가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진정이 있으면 인권이사회에서 논의한다는 항목이 담긴 '유엔 산하 경제사회이사회 결의 1503호'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유 씨 문제를 유엔 인권대표사무소에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또 북한에 억류된 지 24일째인 유 씨의 상태를 `부당한 억류'로 규정하며 강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을 내비쳤습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의 신변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북측과 협상을 통해 유 씨의 석방 문제를 우선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 장관은 또 개성접촉에 응한 배경에 대해 "남측 국민 억류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려고 접촉에 나섰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북측은 억류 문제는 의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앞서 21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당국 간 접촉에서 현대아산 직원 유 씨에 대한 접견권과 즉각적인 신변인도를 북측에 요구했지만, 북측은 남북 접촉의 의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 접견이 끝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대표단은 북한이 유 씨를 억류하고 있는 것은 남북합의서 위반이라며 접견과 즉각 신병을 인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측이 한국 정부 대표단의 강력한 문제제기에도 유 씨 접견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씨의 억류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개성공단 관련 협상을 유 씨 석방 문제와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기회로 보고 포괄적인 협상에 임해나간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