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내 대표적인 반정부 신문과 인터뷰를 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특히 인터뷰에서 정치적 권리와 자유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같은 유화적 발언의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러시아 정부에 아주 비판적인 신문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서 주변을 놀라게 했죠?

답: 그렇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러시아에서 대표적인 반정부 신문으로 유명한 '노바야 가제타'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지난 3년 간 이 신문 소속 언론인 2명이 살해된 것만 봐도 정부와의 골이 얼마나 깊은 매체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문: 목숨을 걸고 반정부 기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군요

답: 예. 특히 이 신문의 기고가인 안나 폴리트콥스카야는 지난 2006년 푸틴 대통령의 생일날 총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예. 폴리트콥스카야는 당시 체첸공화국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의 강압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다가 살해됐는데요. 인권단체들은 푸틴의 추종자들이 반정부 언론인을 제거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푸틴의 후광을 업고 현직에 오른 메드베데프 대통령으로서는 그만큼 이 신문과의 인터뷰가 껄끄러웠을 것 같군요.

답: 일단 러시아 대통령이 이 신문 관계자들과 얼굴을 맞댔다는 사실 자체가 큰 화제가 됐습니다. 전임 푸틴 대통령은 8년 간의 재임기간 동안 한번도 노바다 가제타와 인터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컸습니다. 특히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이 날 발언도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국가 번영을 위해 정치적 권리와 자유가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문: 의례적인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러시아 대통령 입에서 선뜻 나올만한 말은 아니군요.

답: 그렇습니다. 게다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동료가 살해된 아픔을 겪은 노바다 가제타 기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했다고 합니다. 단순히 의례적이라고 하기엔 뭔가 대단한 결심을 행동으로 옮긴 것 같다는 게 일반적인 평입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사회안정과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 정치적 권리와 자유를 무시하지 않겠다, 부와 민주화는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취지의 말을 해서 또 한번 주목을 받았습니다.

문: 그런데 어떤 지도자라도 민주화를 말로 논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까? 특히 푸틴-메드베데프로 이어지는 러시아의 전체주의적 정치환경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과연 얼마만큼의 진정성이 담겨있느냐 하는 의문이 당연히 들 것 같은데요.

답: 예.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시민인권단체 활동을 하다가 공격 당해 부상을 입기도 했던 레프 포노마레프 씨의 의견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메데베데프 대통령의 번지르르한 말에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차라리 그동안 경찰 당국이 인권운동가들을 추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후로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더라면 더 믿음이 갔었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문: 어쨌든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반체제 언론과 만남을 가졌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특히 이 매체에 상당한 반감을 가졌던 푸틴 전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비쳐져서 더욱 그런데요.

답: 그래서 더욱 전임 푸틴과 차별화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게 아니냐, 그런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메드베데프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푸틴 총리의 그늘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것이라는 관측인데요.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메드베데프와 푸틴 간 갈등이 깊어졌다고까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문: 글쎄요. 메드베데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에 대해 해석도 제각각이군요. 그런데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노바다 가제타와 인터뷰를 한 바로 다음 날에도 비슷한 취지의 얘기를 했더군요.

답: 예. 메드베데프의 다음 날 발언 역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부 산하 인권위원회 위원들을 상대로 한 발언인데요. 들어보시죠.

우선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얘기하고 있구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의 상호 이해와 신뢰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에 대한 인정 내지 시민사회를 동반자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한 발언이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