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량 해고 위험에 처한 미국 변호사들
2. 실업사태에 소원해지는 대인관계

(문) 보통 변호사직이라고 하면,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높은 소득을 올리는 직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이 변호사직은 다른 직종보다 불황기에도 비교적 안전한 직업으로 알려져 있었죠? 하지만 전통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됐던 변호사직도 이번 경기침체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더군요?

(답) 네, 이번 경제위기 때문에 미국 안에서 직장을 잃은 변호사들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에 미국 안에서 해고된 변호사 수가 2만 명을 기록했는데요, 이 숫자를 2007년과 비교하면 무려 66%나 늘어난 숫자고요, 지난 10년래 가장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문) 어느 자료를 보니까, 올 해 2009년 1월부터 3월까지 미국 내 직장에서 해고된 변호사가 3천명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숫자는 큰 규모의 법률회사에서 해고된 숫자만을 집계한 것이고, 실제 중소규모 회사에서 해고된 수까지 고려하면, 해고 변호사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데요, 그렇다면, 현재 법과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 특히 졸업을 앞둔 법대생들의 취업도 힘든 상황이겠군요?

(문) 물론입니다. 로스쿨이라고 하죠? 바로 법률가를 양성하는 법과 대학원을 로스쿨이라고 부르는데요, 보통 미국의 로스쿨 학생들은 졸업하기 1년 전에 취업을 결정하는데, 현재는 이들을 신입 변호사로 뽑겠다고 나서는 회사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또 1년 전에 뽑혔던 초임 변호사들도 회사 측에서 정식으로 채용하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문) 그런데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라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전도가 유망한 똑똑한 젊은이들이 법대에 진학해, 그 어렵다는 법학 공부를 하는 이유가 다 있겠죠? 물론 졸업하고 나서 법률회사에 취직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런 이유 말고도 변호사직이 경기불황 같은 외부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된 직장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미국 변호사 업계에서는 이번처럼 대규모 감원이 실시된 적이 없었구요, 정말 이런 사태가 오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문) 하지만 일부에서는 실직자들이 늘어난 법조계에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라는, 어떻게 들으면 조금 매정한 말도 나오고 있더군요?

(답) 네. 물건을 만들어 내는 업종을 말하죠? 제조업에서 실직한 사람들이 미국 안에서 작년에 약 9십 5만 명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경기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에 하나인 건설업에서는 작년 한 해, 무려 1백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이런 상황과 비교해 볼 때, 겨우 2만 명이 실직한 것을 두고 그렇게 호들갑을 떠냐, 그런 말이겠죠? 또 연방 노동부 통계를 보면, 변호사들의 연 평균 소득은 2007년에 약 11만 8천 달러, 한국 돈으론 약 1억 5천 만원에 달했습니다. 현 상황이 어찌됐든 높은 소득을 올리는 직종임에는 분명하죠? 이런 사실들을 두고 변호사 업계가 너무 앓는 소리를 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긴 합니다.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 들어 볼까요?

(답) 이 일자리와 관련된 소식 하나 더 소개해 드리죠. 앞서 말씀드렸던 변호사직뿐만이 아니고요, 아시다시피 미국 내 모든 분야에서 대량 해고가 이뤄졌죠?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1983년 이후 최고치인 8.5%를 기록하고 있고요, 지난 3월 한 달 동안만 약 66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직장에서 해고되지 않은 사람과, 직장을 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멀어지거나 긴장감이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소식입니다.

(문) 요즘 미국인들 사이에선 대화를 할 때, 서로 피해야 할 금기사항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바로 직장 얘기나, 월급 이야기, 그리고 집 같은 재산문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풍속도는 바로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은 후에 나타난 현상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지는 요즘 미국에서는 직장과 소득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경제위기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생활이 별로 달라지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합니다.

(문) 경기가 좋았을 때에는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들끼리 스스럼없이 잘 지낼 수 있겠지만, 이들 중에서 누구는 해고되고, 누구는 그대로 남게 되면, 아무래도 예전의 관계를 유지하기는 힘들겠죠?

(답) 아무래도 그렇겠죠? 이렇게, 절친하게 지내다, 실직 때문에 대화 내용도 달라지고, 여러가지 신경을 쓰면서 말을 조심하다 보면, 친분 관계도 점점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문)사람들은 대부분이 이런 상황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실직한 동료들을 만나면 아무런 말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심리학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를 두고서 전문가들은 이런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실직한 친구들을 만날 때, 자신이 그들을 동정한다는 느낌을 주지는 말라고 했고요, 실직한 친구를 위로해 주면서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 방법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그 같은 권유, 사실 듣기는 좋은 데 실행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물론 실직한 동료를 위로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미국 경제가 다시 회복되는 것이 실직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 줄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