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로켓 발사로 미-북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시라큐스대학과 북한의 김책공대 간에 진행돼 온 과학학술 협력 사업도 잠정 소강 상태를 맞고 있습니다. 시라큐스 대학 측은 특히 현재 올 여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과학자들의 북한 방문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정치 상황이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뉴욕 주의 시라큐스대학과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 간에 진행돼 온 과학학술 협력 사업이 현재 모두 정지된 (frozen) 상태라고 시라큐스대학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두 대학의 과학학술 협력 사업을 이끌어 온 시라큐스대학의 스튜어트 토슨 교수는 15일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교류가 정지된 것은 북한의 로켓 발사 등 미-북 간 정치적 이유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토슨 교수는 두 대학 간 교류가 안보와 국방과 같은 상위 정치, 그리고 미-북 관계에 볼모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토슨 교수에 따르면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는 한 달 여 전에 전자우편을 통해 미국 관계자들의 북한 방문은 당분간 없을 것이며, 진행 중인 일부 프로그램 역시 취소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시라큐스대학은 지난 2001년부터 디지털 도서관 기술 지원, 세계적인 컴퓨터 프로그램 경시대회(ACM-ICPC) 출전 지원, 교수진 초청 연수 프로그램, 그리고 과학교류를 위한 컨소시엄 등 북한의 김책공대와 다양한 과학학술 협력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날 토슨 교수와 함께 발표자로 나선 시라큐스대학의 서현진 씨는 그동안 협력 사업이 상당히 활발히 진행됐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2년 북한 대표단이 시라큐스대학을 방문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13번의 교류가 있었는데, 북한 과학자들이 시라큐스대학을 7번, 시라큐스대학 관계자들이 평양을 2번, 그리고 양측이 중국 베이징에서 4 차례의 만남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시라큐스대학의 기술 지원으로 지난 2006년 준공된 김책공대 디지털 도서관은 비정치적인 측면에서 북한의 정보사회 진입과 국제사회 진입을 돕는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토슨 교수는 김책공대가 시라큐스대학 뿐아니라 중국의 칭화대학, 한국의 포항공대 등 해외의 많은 고등 교육기관들이 정보수집에 사용하는 국제적이고 동일한 표준을 채택함으로써, 앞으로 바깥 세상과의 정보 공유 등 북한이 열린 사회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토슨 교수는 '미-북 과학교류 컨소시엄 (US-DPRK Scientific Engagement Consortium)' 의 미국 과학자 대표단이 올 여름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과학 컨소시엄’은 시라큐스대학과 미국의 민간연구개발재단 (Civilian Research Development Foundation), 미국과학진흥협회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그리고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주축이 돼 지난 2007년 5월 구성된 것으로, 미-북 간 과학학술 교류 활동 증진을 목적으로 합니다.

시라큐스대학 등 미국 내 9개 대학과 비정부기구, 의회, 국무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토론회를 계기로 구성된 이 컨소시엄은 지난 해 2월 보스턴에서 열린 2008 미국과학진흥협회 연차총회에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를 초청해 양국 과학자들 간 교류 활성화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토슨 교수는 계획 중인 컨소시엄 대표단의 방문은 200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이자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장인 피터 아그레 (Peter Agre) 박사가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슨 교수는 대표단의 올 여름 방북이 실현되기 위해, 미-북 간 긴장 상태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