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14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발표된 데 반발해 6자회담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또 불능화가 진행 중인 영변 핵 시설의 원상복구와 자체 경수로 발전소 건설 의지를 밝히고 나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더욱 경색될 전망입니다. 이에 앞서 안보리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대북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에 따른 제재 조치를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자국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유엔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를 비난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 데 반발해 북 핵 6자회담에 더 이상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 TV’의 보도입니다.

“6자회담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무장해제와 제도 전복만을 노리는 마당으로 화한 이상 이런 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6자회담의 그 어떤 합의에도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이날 발표한 외무성 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공동성명에 명시돼 있는 자주권 존중과 주권평등의 정신은 6자회담의 기초이며 생명이라면서, 하지만 “이제 그 존재 의의가 돌이킬 수 없이 상실됐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6자회담은 지난 2003년 시작된 이래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북한이 노골적으로 6자회담 불참을 못박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성명은 이어 6자회담에서 이뤄진 “어떤 합의에도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영변 핵 시설을 원상복구하고 폐연료봉을 처리하는 등 핵 억제력을 최대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자체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자주적인 우주이용 권리도 계속 행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이번 발표는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한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으로, 한반도 주변정세는 앞으로 상당 기간 경색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에 앞서 유엔 안보리는 뉴욕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난하고 추가 발사 행위를 금지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안보리 의장인 클라우드 헬러 멕시코 대사는 이번 성명에 대해, “ 북한의 로켓 발사를 분명하게 비난하면서 1718호 결의 상의 의무를 준수하고, 더 이상의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에 결의안은 아니어도 단순한 성명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명은 안보리 결의 1718호 8항에 의해 부과된 대북 제재 조치를 조정해 안보리의 대북 제재위원회에 오는 24일까지 그 내용을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 제재위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보리가 오는 30일까지 조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소어스 유엔주재 영국 대사는 “이번 성명은 대북 제재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결의안의 틀 안에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안보리의 제재 수준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성명은 또 유엔 회원국들에게 대북 금수물자와 제재 대상 기업 등을 구체화할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재위원장인 바키 일킨 터키 대사는 어떤 나라도 아직 공식적으로 제재 대상 물자와 기업을 선정한 목록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국가 대사들은 현재 목록을 작성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의장성명이 결의안과는 달리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는 일부의 해석과는 달리 미국의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는 의장성명도 구속력을 갖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이스 대사는 “미국은 의장성명도 넓은 의미에서 구속력을 갖는다고 본다”면서 “이번 성명의 경우 단지 구속력을 지닐 뿐 아니라 유엔헌장 7조 체제에 제재를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판단하기에 이번 성명으로 인해 오는 24일, 또는 30일까지 시행될 조치들은 구속력을 갖는다는 설명입니다.

이날 의장성명은 지난 11일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일본이 참여한 주요 6개국 회의와 전체회의에서 채택된 초안에 대해 다른 이사국들의 이견이 없어 회의 시작 10분 만에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