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통보한 로켓 발사 예정일이 임박하면서,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했을 경우 미국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발사 행위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안보리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이에 대한 워싱턴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국 정부는 4월 초로 예고된 북한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에 대해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습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북 핵 6자회담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26일에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다면 연료와 식량 지원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북한에 대해 로켓 발사 중단을 거듭 경고하고 있지만, 실제로 발사가 강행됐을 경우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한때 거론됐던 북한 로켓 요격 가능성도 희박해졌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지난 29일 북한의 로켓이 미국 영토를 향하지 않는 한, 요격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방안은 별로 없다고 말합니다.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윌리엄 앤 메리 대학교의 미첼 리스 박사입니다.

리스 박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와 미국의 단독제재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생각할 수 하지만, 실제로 미국의 입장에서 취할만한 매력적인 방안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의 제재에 대해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방법으로 반응해왔으며, 이번에도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과의 외교를 강조하는 오바마 정부의 입장에서는 대응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선 유엔 안보리에서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는 회원국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제재에 필요한 동의를 얻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 리스 박사의 설명입니다. 러시아는 이미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고, 중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뚜렷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단독적인 대북 제재도,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하고 핵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사를 이미 내비쳤기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제재를 가하더라도 6자회담에 복귀할 때까지로 한정하는 등, 조건부 제재가 될 것이라는 것이 리스 박사의 예상입니다.

워싱턴의 보수 성향 정책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조치를 강구하기 보다는, 기존의 대북 제재를 보다 충실히 이행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695호와 1718호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는 새로운 제재를 강구하지 않더라도 기존 제재의 적극적인 이행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사태 이후 소극적이었던 미 국내법 상의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한국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 가입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것도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아시아재단 산하 미한정책센터의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미국의 제재가 쉽지 않겠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도 미-북 관계 개선 등 전략적인 이익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다고 해서 미-북 간 대화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겠지만, 북한은 그 대가를 상당히 오랫동안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