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근무하는 한국 측 직원 1명이 북한체제를 비난했다는 이유 등으로 북한 당국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환용 기자, 한국인 직원 억류 과정을 좀더 자세하게 전해주시죠.

답) 네, 한국의 통일부 당국자는 "조사를 받고 있는 직원이 30일 오전까지는 숙소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로 미뤄볼 때 이 직원이 북한 당국에 붙잡혀 간 것은 30일 오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측이 주장하고 있는 한국 측 직원의 체제 비난 또는 북측 여성 종업원에 대한 탈북 책동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초동 조치 차원에서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를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해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피조사자에 대한 접견권과 변호권 등 기본권리를 보장하라는 메시지를 북에 보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북한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근거 규정은 무엇입니까?

답) 북한이 제시하고 있는 근거 규정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 출입 체류에 관한 합의서,' 그리고 '개성공업지구 출입체류 규정 시행 규칙'입니다.

지난 2004년 체결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 출입 체류에 관한 합의서 10조는 "북측은 인원이 지구에 적용되는 법 질서를 위반했을 경우 이를 중지시킨 뒤 조사하고 대상자의 위반 내용을 남측에 통보하며, 위반 정도에 따라 경고 또는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남측 지역으로 추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 조문은 '남북이 합의하는 엄중한 위반 행위에 대하여는 쌍방이 별도로 합의해 처리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의 이번 조치는 한국 측 직원의 단순 규정 위반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답) 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관련 합의서 등이 정하고 있는 대로 조사기간 동안 피조사자의 건강과 신변안전, 인권을 충분히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 내부에선 북한 당국이 강제조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사실상 억류 상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남북관계가 극도의 긴장 상태라는 점, 그리고 북측이 이례적으로 한국 측에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통지문을 공식적으로 보내온 점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측의 조치가 한국 정부를 압박해 대북정책에 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단순한 한 사람의 실수라든지 그런 차원이 아니고 그걸 통해서 나름대로 압박을 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자꾸 문제를 키우려고 하지 않을까, 그걸 통해서 개성공단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그걸 통해서 남쪽 정부를 압박하려고 그런 의도와 전략이 깔린 것으로 생각이 들거든요."

문)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럴 경우 앞으로 남북관계에 어떤 파장이 예상되는지요?

답) 네, 이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북측이 한국 측 직원의 체제 비난과 북측 여성 종업원에 대한 탈북 책동 등이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대목은 사안이 크게 확대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체류에 관한 합의서에는 "남북이 합의하는 엄중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쌍방이 별도로 합의해 처리한다"는 규정이 있어 북측이 이번 사안을 '엄중한 위반행위'로 규정할 경우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안고 있습니다.

또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개성공단 출입과 체류 문제를 협의할 위원회 등이 구성돼 있지 않다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입니다.

한국의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이 문제가 터지기 직전인 30일 아침 한국 CBS 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성공단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은 전혀 검토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개성공단을 잘 관리해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장기화할 경우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키 리졸브 미-한 합동군사훈련 기간 동안 북측의 세 차례에 결친 통행 차단으로 파행을 겪었던 개성공단 사업에 또 한차례 고비가 올 것으로 한국 정부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문) 이전에도 이번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나요?

답) 네 그렇습니다. 지난 1999년이었죠, 금강산 관광객 민영미 씨가 북측 환경관리원에게 한국에 온 북한 귀순자들이 잘 살고 있다는 식의 얘기를 한 것이 문제가 돼 북한 당국에 억류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이 터진 시점이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 문제로 인해 발생한 서해교전 직후여서 한국 정부는 민 씨 억류 다음 날인 6월21일부터 관광선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당시 민 씨는 1주일 만에 풀려났지만 관광 재개는 사건 발생 후 40여일 만에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