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따른 대남 강경 조치로 남북한 당국 간 긴장 국면이 계속되면서 그동안 명맥을 유지해 오던 남북 민간 교류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6.15 남북 공동선언 9주년을 맞아 금강산에서 열기로 했던 남북 공동행사가 무산되는가 하면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들의 방북 일정도 연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6.15 공동선언 9주년을 맞아 금강산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열기로 한 기념행사가 무산됐습니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3박4일 간 평양에서 열린 공동위원장 회의에서 남측이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열 것을 제안했으나 북측은 남북 간 정세를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30일 알려졌습니다.

6.15 남측위원회 이승환 집행위원장은 “민간 차원의 통일운동으로 당국 간에 조성된 긴장을 돌파하자는 취지로 공동행사를 열 것을 제안했지만 북측위가 각자 별도로 진행하자는 입장을 표해 합의에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현 정세에서는 공동행사를 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기하는 논리에 따르면 올해 공동행사들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공동행사가 무산된 이후의 결과에 대해 남측에선 대단히 남북관계가 불투명해졌다고 보고 있고 북측보다 훨씬 비판적으로(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렇게 될 경우 올해 6.15 행사 뿐 아니라 8.15 행사와 10.4 선언 기념행사도 사실상 모두 무산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은 지난 해에도 당초 민관 공동으로 서울에서 열기로 했던 6.15 8주년 행사를 남북 당국 간 관계가 경색되면서 결국 금강산에서 당국의 참여 없이 민간 차원의 행사로 치렀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 움직임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오던 지방자치단체의 대북 교류협력 사업도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경남도에 따르면 안상근 정무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방북단이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30일 북측으로부터 오는 5월로 방북을 연기해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도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남통일농업협력회 관계자는 “통일부가 안 부지사와 도 의원 등 2명의 방북을 불허하자 이를 북측에 통보했고 이에 대한 회신이 30일 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를 둘러싼 남북관계를 감안해 통일부가 지방자치단체 고위직의 방북에 제동을 거는 것 같다”며 “제때 방북해 배나무 묘목이나 농업기술을 전수해야 하는데 방북이 지연돼 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추진되던 남북 정보통신 IT 교류협력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남북 간 과학기술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IT교류협력본부가 추진하던 남북 정보통신 교류 행사도 북한의 로켓 발사로 인한 남북 간 긴장국 면을 감안해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남한의 정보통신 전문가와 기업인 80명으로 구성한 대규모 방북단은 당초 지난 2월 7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방북할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25일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번에 또 다시 연기된 것입니다.
남북IT교류협력본부 관계자는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남북간 IT교류협력은 계속해 나가야 하지만, 최근의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북측과 협의 끝에 무기한 연기하게 됐다”며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측도 남북관계가 풀리면 다시 논의하자고 전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대북 민간지원 단체들에 따르면 북한이 로켓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신변안전 등을 이유로 방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