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다음 달 초 발사를 예고한 인공위성 로켓을 요격할 계획이 없다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밝혔습니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실제 의도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9일 미국 ‘폭스 뉴스’에 출연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만일 북한의 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할 경우 요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다음 달 4일에서 8일 사이에 평화적인 용도의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국제해사기구 등 국제 기구에 통보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게이츠 장관은 북한의 실제 의도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라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가장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믿지 않는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이어 북한은 현재 핵탄두를 장착할 능력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요격하지 않겠다고 한 게이츠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에서 나온 발언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앞서 티머시 키팅 미군 태평양사령관은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완벽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으며,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준비할 것이라면서 요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게이츠 국방장관의 이번 발언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명분’과 ‘미-북 관계’ 두 가지 요인을 고려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요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민간 연구기관인 몬트레이연구소의 신성택 박사입니다.

“미국은 요격을 하면 그 뒤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전혀 계획을 세워놓은 것 같지 않아요. 따라서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미국과 북한 관계입니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두 달 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습니다. 미 행정부는 지난 1월 출범한 이래 ‘북한과의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푼다’는 방침 아래 대북정책을 재검토 해왔습니다. 또 미국은 주한 미국대사 출신인 스티븐 보즈워스를 대북 특사로 임명하고,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요격하는 것은 자칫 미-북 관계를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풀고 갈 공산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외교를 통한 북 핵 문제 진전 노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최근 6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외교보다는 경제제재를 통해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