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정착한 뒤 취업한 탈북자들의 한달 평균수입이 93만 7천원으로 한국민 평균 가구소득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들 중 일용직 근로자의 비율도 한국 국민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25일 북한인권정보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2008 북한 이탈주민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는 지난 1997년부터 지난 해 5월까지 입국한 탈북자 중 표본추출한 15살 이상 탈북자 3백61명을 상대로 면접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이들 가운데 취업한 탈북자의 월 평균소득은 93만 7천원으로 파악됐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국민 가구당 월 평균소득은 2백90만원이었습니다.

월 소득을 금액별로 살펴보면 `50만원에서 100만원 이하’가 43%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에서 1백50만원 이하' 가 28%, `5만원 이하' 는 22%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소득 만족도를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60%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취업한 이들 가운데 일용직 근로자의 비율은 43%로, 한국 국민의 일용직 종사자 비율인 9%를 크게 웃돌았으며 정규직 근로자는 47%, 자영업자는 7%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조사를 실시한 북한인권정보센터 허선행 사무국장은 “탈북자들의 상당수가 북한에서의 경험이나 적성을 살리지 못하고 한국에서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직업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업률이 높고 일용직 근로자들의 비율이 높고 근로소득도 일반 국민에 비해 적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탈북자가 한국사회에 와서 적응해 가는 있는 과도기의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탈북자의 직업 안정성이 낮은 이유는) 북한에서 갖고 있던 직종이나 경험을 한국에 와서 그대로 적용해 활용하기 어렵고 여성들이나 탈북자 상당수가 모두 공장이나 식당과 같은 저임금 노동자로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업률도 9.5%로 한국 국민의 3배에 달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에 사는 탈북자의 실업률이 14.8%로 지방 거주자 1.4%보다 높았습니다.

직종별로는 제조업이 30%, 숙박업과 음식업이 19%, 그리고 건설업과 도, 소매업이 각각 12%로 나타났고, 정부기관이나 보건의료, 금융업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비율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함께 탈북자 중 비율이 높은 여성의 경우 경제 활동을 하는 비율은 41%에 그친 반면, 남성은 여성보다 69%로1.7배 가량 높았습니다.

이밖에 조사 대상자 가운데 ‘저축을 한다’고 답한 사람은 52%에 머물렀고, 21%는 ‘부채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부채 사유로는 `본인이나 가족의 입국경비'가 51%로 가장 많았고 ‘주택 마련이나 내구재 구입’이 24%를 차지했습니다.

허선행 국장은 “한국 국민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탈북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나 민간단체에서 보다 특화된 직업훈련을 통해 이들의 취업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탈북자들의 경력이나 지식을 한국사회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취업 지원에 있어 정부와 민간에서 적절한 상담서비스와 20, 30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화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 한 정부 당국자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 가운데 북한에서 무직이거나 노동자로 일하는 등 직업능력이 취약한 이들이 전체 탈북자의 약 90%를 차지한다”며 “이들이 낯선 남한의 직업환경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확대해서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탈북자들은 당장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경비를 마련하는 등 단기적인 목표만 생각해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정책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