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이 보도된 지난 해 하반기부터 북한사회 전반에서 체제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음 달 9일 열리는 제12기 1차 최고인민회의를 김 위원장에 대한 확고한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통일부는 2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지난 해 하반기부터 북한사회 전반에서 김정일 체제를 공고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이상민 정치사회분석과장은 24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통일전략 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해 “다음 달 9일 열리는 제12기 1차 최고인민회의도 김 위원장에 대한 확고한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과장은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을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내부 단결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후계체제를 위한 것인지는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관계나 대남 관계에 있어)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한반도 상황 속에서, 또 작년 하반기에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이 내,외부에서 나왔기 때문에 체제를 보다 공고화하려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후계체제를 위한 것인지 국익 극대화를 위해 대내외에 김정일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는 유심히 봐야 한다…”

이 과장은 “예측불가능한 북한 체제의 특성상 후계구도를 예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전제하고 “후계 문제 논의는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민감하고 복잡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과장은 이어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확인할 만한 사실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며 “북한의 공식 발표가 없는 한 예단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장은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지난 1월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한 후계구도 발언에 주목하고 “김 위원장이 후계자 선정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으며, 후계자 선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1월 24일) 북경 공항에서 김정남이 ‘후계 문제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아버지만이 결정할 것이다’ 라고 한 발언은 북한 인사로는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나온 말이므로 분석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후계 문제와 관련해선 김정일 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있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음 달 열리는 제12기 1차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체계를 한층 강화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기동 책임연구위원은 "향후 북한의 권력구도는 국방위원회의 위상과 조직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헌법 개정을 통해 국방위원회가 최고지도기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군부 인사들로 편중된 국방위원회도 " 김 위원장의 당, 군, 정 내핵심 측근들이 망라된 국방위원회로 바뀔 것"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예상했습니다.

통일연구원 전현준 선임연구위원도 “오는 12기 1차 회의에서 헌법 수정과 인사개편, 그리고 대내외 정책 방향 등의 의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후계자와 관련된 조치일 수도 있지만 김 위원장의 권력 강화를 위한 헌법 개정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점쳤습니다.

전 연구위원은 “올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에서도 보듯 북한은 대내외적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선군정치를 지속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세 아들 대신 충성심과 경륜을 겸비한 군 출신 인사를 후계자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