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이 자리에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미국이 현재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서도 미국 내에서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바로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 부문입니다. 지난 16일 미국의 시카고 시에서는 로이터 식량농업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회의에 참석한 농업 관련 기업인들은 미국 농산업계의 경제가 이번에,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기침체로부터,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를 봤다고 밝혔습니다.

(문) 미국의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제의 침체는 미국 산업의 전분야에 걸쳐서, 큰 피해를 입혔는데, 농업부문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답) 네, 전문가들은 미국 농업이 잘 버티고 있는 이유로, 농산물에 대한 꾸준한 수요와, 높은 농산물 가격, 그리고 농민들의 건전한 신용상태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문) 경기가 나빠져, 지갑이 얇아지면, 사람들은 지출을 줄이기 마련인데,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것은 역시 식생활과 관련되기 때문이겠죠?

(답) 맞습니다. 세계적인 화학 업체죠? 비료나 농약 같은 농업 관련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듀퐁 사의 농업담당 짐 보렐 부회장은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것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먹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간단한 이유군요? 사람은 경기가 좋든 나쁘든 먹어야 살기 때문에, 이런 불경기에도 식량을 찾는 사람이 줄지 않고 있다는 그런 얘기군요? 그런데 지난 몇 년간 곡물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가 최근에 다시 가파르게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때문에 농업 부문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나요?

(답) 네, 이 곡물 가격은 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 증대와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매수로 지난 2008년 중반에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신 고가를 갱신했던 곡물 가격, 이후에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했는데, 이 하락한 곡물 값을 과거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현재 농부들이 곡물을 생산해서, 높은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는 그런 말이죠? 이런 이유로 농민과 농업기업들은 이 불황기를 잘 이겨내고 있는 것입니다.

(문) 최근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미국 농업에는 도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더군요?

(답) 네, 그런데 먼저 이 달러가 약세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 드릴까요? 예전에는 유럽에서 쓰이는 1유로화를 미국 돈, 1달러로 바꿀 수 있었는데, 만일 환율이 변해서 1 유로화로 1.5달러를 바꿀 수 있게 됐다고 하면, 이게 바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비해서 약세를 보인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에서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예전에는 1 유로로 1달러어치 물건을 살 수 있었는데, 만일 1유로로 1.5달러어치를 살 수 있다고 한다면, 미국에서 더 많은 물건을 사가려고 하겠죠? 이런 달러 약세 현상 때문에, 미국의 농산물이 잘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불황기에 수출이 잘 된다면,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죠?

(문) 요즘 미국에서는 집값이 많이 떨어지고, 직장을 잃는 사람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면서,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든 상황인데, 미국의 농업 분야가 이렇게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면, 농민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농민들은 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을 대출받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특히 이들 농민들을 상대하는 지방은행들도 재무상태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대도시에 위치한 금융기관들은 이번 경제위기 때문에 입은 손실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아주 대조가 되는 상황이죠?

(문) 그런데 이번 달 20일이 미국 연방정부가 제정한 농업의 날이죠?

(답)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각종 첨단 산업이나 금융산업이 발전한 나라고, 농업은 이제 미국에서 별볼일이 없는 산업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답니다.

(문) 통계를 보니까, 농업부문이 미국 안에서 생산되는 물건이나 용역의 총량을 의미하는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나 되더군요?

(답) 네, 이 20%라는 비율, 결코 적은 수치는 아니죠? 참고로 미국 농업에 대한 몇가지 흥미로운 통계자료를 소개해 드릴까요? 미국은 한 해에 총 491억 달러어치의 농산물을 수출합니다. 또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옥수수 3부셸 중에 2부셸이 미국산 옥수수라고 합니다. 이 부셸이라고 하는 것은 곡물의 무게를 재는 단위죠? 또 전세계 쇠고기의 4분의 1, 그리고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곡물과 우유 그리고 계란의 5분의 1이 미국산 제품이라고 합니다. 이런 통계를 보면, 아직까지 미국이라는 나라, 아직도 농업분야에서 전세계를 주도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농민들은 또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여서, 농산물 가격을 크게 낮췄다고 하네요. 이 때문에 미국인들의 소득에서 음식 구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략 9% 가량이라고 하는데요, 영국은 이 비율이 11%, 일본은 17% 그리고 인도는 53%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걸 보면, 미국 농민들은 자국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식량을 공급하고 있는 셈이죠.

(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농업부문은 이렇게 선전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회복하는데, 농업 부문의 수출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하는데요, 미국의 농업이 미국 경제에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