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한국에서 일어났던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강성주 기자의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질문 1] 오늘은 한국에 제 3의 노총이 출범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두 번째 노총 조직인 민주노총이 지난 연초부터 성폭행 파문 등으로 비난을 많이 받고 있었는데, 이제는 민주노총에서 또 하나의 노총 조직이 갈라져 나오는 것이 아니냐 하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1]

그렇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현재의 민주노총이 노동현장의 다양한 요구나 필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정치투쟁에만 몰두하고 있어, 노동자들이 새로운 노동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실제로 새로운 노동조직이 생길 수 있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2개의 상급단체가 있기 때문에, 만약 노동 현장의 필요에 따라 새로운 상급 단체가 생긴다면, 이것이 <제3의 노총>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질문 2] 그러면 <제 3의 노총>은 어떤 형태로 시작이 되고 있습니까?

[답변 2]

현재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에 소속돼 있는 6개 지하철 노조들로 구성된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가 별도의 연맹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 인천지하철, 대구도시철도, 광주도시철도, 대전도시철도 등 전국 6개 지하철 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4호선까지를 운영하는 서울 메트로 노조는

다른 지하철 노조와 힘을 합쳐서,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공공부문 노조 연맹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에서 벗어나 새로운 연맹체를 구성한 뒤, 장기적으로 다른 공기업이나 공무원 노조 등을 끌어들여 새로운 상급단체 즉, <제 3의 노총>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질문 3] 그 이유는 뭔가요?

[답변 3]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 측은 민주노총 출범 이후 공공운수연맹의 선두 노조로서, 여러 차례 파업 투쟁 등을 벌이면서, 열심히 투쟁에 앞장서 왔으나, 그 투쟁 과정에서 제조업이 아닌 공공 부문은 다른 방식의 투쟁이 더 적합한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진작부터 있어 왔다고 말했습니다.

즉 제조업 노조는 생산을 중단하는 파업이 효과적인 투쟁 방식이 될 수 있으나, 시민들의 발을 자부하는 지하철로서는 운행이 중단될 때마다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경제적으로 적자만 쌓이는 투쟁을 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 주축인 서울 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 노조 등은 지난 2006년 비정규직법 저지 파업,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파업,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저지 파업 등 민주노총이 하달한 정치투쟁에 참여하지 않고 거리를 두어왔습니다.

[질문 4] 그리고 최근의 보도를 보면 민주노총의 투쟁 방식도 현장 노조들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강경 일변도의 정치투쟁을 요구하고 있어, 반발을 불러왔지만, 올해 초부터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부도덕성이 일선 노조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요?

[답변 4]

그렇습니다. 지난 연말 당시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경찰의 수배를 피해 숨어 다닐 때, 그를 숨겨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여자조합원을 민주노총의 간부 김모 씨가 성폭행하고, 이를 문제삼자, 조직을 위해 문제를 삼지 말도록 무마하는 과정에 대해 일선 노동조합의 불만이 아주 컸습니다.

노동조합이 조합원을 지켜 주기는커녕, 조직을 앞세워 조합원을 억누르는 조합이 무슨 노동조합이냐 하는 아주 원론적인 점에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 12일에는 민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권용목 씨가  '민주노총 충격 보고서'라는 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이 책의 발간을 목전에 두고 지병으로 숨진 권용목 씨는 이 책에서 민주노총 지도부의 비리나 부패상을 구체적으로 고발했습니다. 조합 공금으로 주식 투자를 한 사례, 입찰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사례, 사원 채용에 관여하고 금품을 받은 사례 등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했습니다.

또 강경투쟁 일변도의 민주노총 투쟁지침에 대해서 일선 노동조합들은 아주 힘들어 해 왔다는 점도 일선조합이 민주노총으로부터 멀어지게 된 원인이 됐습니다. 

실제로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아, 지난 달 26일 회사측과 노사 화합 선언을 했던 영진약품 노조는 민주노총의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 4명이 제명 조치됐습니다.

민주노총은 어떤 일이 있어도 회사 측과 화합선언을 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는데, 이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영진약품 노조 지회장 등 간부 4명을 제명했고, 영진약품 노조는 이에 반발해 19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민주노총을 탈퇴했습니다. 영진약품 노조지회의 홍승고 지회장입니다.

"노사화합 선언을 지난 달 26일 했거던요.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노동조합과 해서 회사 어려운 상황을 고용을 중심으로 하겠다고 해서 했는데, 그게 문제가 된 거죠. 민주노총에서 지침을 어겼다고 해서 징계를 준거죠. 그러니까 조합원들은 고용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 어려운 시기에 현장에서 어려운 점은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탈퇴한다 했고요." 

[질문 5] 그러면 현재 한국 노동계의 판도는 어떻습니까?

[답변 5]

한국 노동부가 펴낸 2007년 노동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내 노조 조합원은 모두 1백68만7천여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0.8%, 즉 근로자 10명 가운데 1명꼴로 노동조합에 가입해 있습니다. 한국 노동계는 제 1 노총격인 한국노총, 제 2 노총인 민주노총, 그리고 이런 상급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미가맹 노조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946년 생긴 한국노총 소속이 2천8백72개 노조에 조합원 74만 여명이고, 지난 1995년 생긴 민주노총 소속이 6백90개 단위 노조에 68만 2천 여명, 미가맹 노조가 1천5백37개 노조에 26만 5천 여명입니다.

[질문 6] 그러니까 제 3의 노총은 민주노총에서 이탈한 일부 노조와 미가맹 노조 가운데서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답변 6]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제조업 중심의 투쟁방식이 서비스업 성격의 공공노조와 공무원 노조 등과 어울리지 않고, 노동법의 적용도 다른데다가, 조합 구성원들의 차이 등으로 함께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데는 많은 활동가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노조들이 민주노총의 투쟁방식 등에 회의를 느껴 이탈하고는 있지만, 이것이 제 3의 노총으로 뭉쳐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정치투쟁을 한다고 비판하지만, 투쟁을 정치투쟁, 경제투쟁으로 나누기가 어렵고, 정치투쟁을 하지 않으면 일선 노동자들의 권익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을 조합원들이 이해한다면, 새로운 노총 조직, 제 3의 노총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