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인공위성 로켓 발사를 계획하는 것은 주로 국내적 목적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느슨해진 체제 결속과 3기 임기를 시작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분을 위한 것이어서 예정대로 강행할 것이란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미국의 관심 끌기와 대미 협상용이란 분석이 높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 내부용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구요?

답: 네, 사실 북한의 의도를 어느 하나로 딱 집어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내부, 대남, 대미용을 합해 다목적용이란 표현을 쓰는 전문가들도 있는데요. 북한 정부가 국제해사기구에 발사 예정일을 4일부터 8일 사이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용에 무게 중심을 두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 발사 시기와 내부용 목적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겁니까?

답: 발사 시기를 전후해 크고 작은 행사와 기념일들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는 다음 달 10일을 전후해 제12기 최고인민회의가 열립니다. 4월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이구요, 4월 20일은 김정일 위원장을 국가원수로 추대한 지 17년째가 됩니다. 또 4월25일은 조선인민군 창건기념일 77돌을 맞습니다.

문: 최고인민회의가 상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지난 1998년 국방위원장에 취임한 김정일 위원장의 세 번째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김 위원장으로서는 주위를 환기할 새로운 힘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인데요. 한국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 세 번째 임기가 시작되는 데 있어서 뭔가 성과를 내고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하는데 다른 것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자랑할 만한 게 없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계속해서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신뢰를 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는 상태거든요.”

로켓 발사로 김정일 위원장의 면모를 인민들에게 과시하려 한다는 얘기입니다. 한국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윤상현 의원도 12일 북한 정부가 김정일 지배체제의 견고함을 나라 안팎에 과시하고 국방위원장 재추대를 축하하기 위해 미사일 쇼를 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역으로 보면 북한 인민들 사이에 지도부를 바라보는 시각과 결속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 내부용에 더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도 그런 배경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국정 방향을 가늠하는 신년 공동사설은 올해 과거 어느 때 보다 내부결속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당의 역할을 부각시키면서 “수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자기 수령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김 위원장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 약화를 우려한 것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문: 체제결속을 위해 로켓을 발사해 긴장을 조성하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 겁니까?

답: 북한 정부가 지금까지 주민들을 철저하게 통제할 수 있는 배경에는 ‘충성’과 ‘분노’ 유발 전략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두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 충성과 미국 등 적대국가들에 대한 적개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상과 도구들을 사용했다는 것인데요, 현 상황도 이런 기조의 연속이란 것입니다. 체제 결속을 위해서는 적개심을 유발하는 긴장 조성이 매우 효과적이란 것입니다. 로켓 발사는 극한적인 위기 상황을 조성하고는, `인민들은 위대한 영도자 아래 안심하라]는 이른바 ‘클라이맥스’와 ‘결말’ 에 해당한다는 것이죠.

문: 과거에도 그런 전례가 있었습니까?

답: 북한 정부는 지난 1998년 제10기 대의원 선거 뒤 ‘광명성 1호’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대포동 1호를 발사했습니다. 제10기 최고인민회의는 미사일 발사 닷새 뒤에 열렸고 여기서 김정일 위원장이 국방위원장에 공식 추대됐습니다. 이 시기는 북한 내 최악의 기근으로 수십만 명에서 수 백만 명이 숨진 고난의 행군 직후였습니다. 당연히 주민들의 불만이 매우 높은 때였죠. 이 때와 현재가 수순이 매우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문: 하지만 미사일이 갖는 상징적과 전략적 의미를 고려하면 대외용, 특히 대미 협상용이란 지적이 여전히 높지 않습니까.

답: 네, 저희가 미국의 전문가들을 통해 여러 번 전해드렸듯이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 끌기와 협상의 기선을 잡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 여전히 높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때도 내부용 보다는 미국의 경수로 지원이 늦어지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분석했었습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내부결속 이유 만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위험이 있는 미사일에 수 천만 달러를 투입하지는 않는다며, 로켓 발사를 위협하는 것은 미국과의 직접회담을 얻어내려는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미-북 관계로 돌아가자는 의미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대포동 1호 발사 뒤 다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자 적극적인 외교를 펼쳤습니다. 결국 1999년 베를린에서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열고 미사일 발사 잠정중단 대가로 경제제재 해제 등 다양한 보상을 제공했습니다.  북한은 다시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의 김병로 박사는 이런 북한의 의도에 미국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대내용이란 분석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이 강력히 대응을 안하고 인공위성 발사체일 수 있다고 하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없어지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국내적 상황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죠.”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협상력을 더 높일 수 있는데 미국이 조용하니까 인공위성 발사를 강행하려 한다는 얘기인데요.

하지만 일부에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평양 방문을 북한이 거부한 것은 광명성 2호 발사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건재와 강성대국의 자부심을 고취하려는 내부용 목적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