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남북한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북한 최초의 장애인 종합복지관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등대복지회는 그동안 장애인 문제를 대외적으로 밝히길 꺼려온 북한 당국이 복지관 건립을 계기로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최초의 장애인 치료 재활기관인 ‘장애인 종합회복센터’가 남측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아 오는 2011년 평양에 들어섭니다.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등대복지회는 5일 지난 달 11일부터 열흘 간 평양을 방문해 오는 5월 평양 대동강 구역에서 기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등대복지회 신영순 상임이사는 “북한에는 11곳의 장애인 대상 특수학교가 있지만 북한주민의 장애 등급을 판정해주고 치료와 재활을 돕는 종합복지관은 처음”이라며, “오는 21일 다시 방북해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대로 계획한대로 하자는 입장입니다. 기공식 날짜는 조금 유동적이지만 잠정적으로 오는 5월 10일 전후로 들어가서 기공식을 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전쟁이 나지 않는 한 시작하자고 합의한 상황입니다.”

한국 민간단체로는 유일하게 북한에서 장애인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등대복지회는 북측의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측과 당초 지난 해 5월 기공식을 갖기로 합의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미뤄져 왔습니다.

신 상임이사는 “남북관계가 상당히 어렵지만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며 “북측도 당국 차원의 인권 개선 노력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약 5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1천7백 평 규모로 세워질 이 복지관은 안과와 치과, 한방치료 등 진료실과 함께 수영장과 찜질방, 운동시설, 예술공연장 등의 시설을 갖출 예정입니다.

등대복지회 측은 복지관이 세워지면 하루 평균 1천 명 이상의 장애인과 북한주민들이 시설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등대복지회 측은 남한 의료진들을 파견해 북측 의료진들과 함께 장애인들의 재활치료를 도울 계획입니다.

북한은 1998년 7월 조선장애자지원협회를 설립한 데 이어 2003년 6월에 `장애자보호법’을 채택했습니다. 이후 2005년 7월 장애인 보호를 위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선장애자지원협회를 장애자보호연맹으로 확대 개편됐습니다. 

등대복지회 조일 사무국장은 “북한은 그동안 경제난으로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다 2003년 관련 법을 만들면서부터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들을 돕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도 장애인 인권 개선과 복지 증진에 힘쓰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노력이 아니라 실제로 정책도 변화가 되고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무료급식이나 재활 등을 지원해주는가 하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홍보책자를 만들어 계몽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

조일 국장은 북한에 거주하는 장애인 현황과 관련해 “1997년 당시 북한에 장애인 수가 인구의 약 3.4%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난해 말부터 장애자보호연맹측에서 북한 전역의 장애인 인구조사를 실시해 올해 발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이석 연구원은 “복지관이 건립된 이후 특정계층의 장애인들이 아닌 장애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차별 없이 혜택을 제공해야 장애인의 인권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모든 장애인들이 차별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군대 복무한 장애인들은 좋은 대우를 받았었습니다. 복지관을 건립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센터가 실제 도움이 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혜택을 받는 대상이 특정계층이나 특정대상에 한정되지 말고 모든 장애인들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

한국 정부 관계자는 복지관 건립 지원과 관련해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남북한 상황과 관계없이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인 만큼 고려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의결 등 심사 과정을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