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이 체불될 경우 해당업체의 영업을 중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노동세칙’ 시행 방침을 입주기업 측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매년 5%로 돼 있는 임금 인상 상한선을 높이는 문제를 놓고도 서로 의견이 맞서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의 북한 측 담당기구인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지난해 말 개성공단 입주기업 측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에 임금체불 업체에 대해 영업중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세칙’을 통보했습니다.

한국의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2008년 10월1일 채용과 해고, 노동시간, 휴식, 노동 보호 분야를 규정한 부분을 통보해왔고, 지난 12월16일에는 노동 보수 분야를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동세칙은 북한 법령인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의 하위 법령입니다.

북측이 통보한 노동세칙에는 ‘기업이 30일 이상 근로자 임금을 체불할 경우 벌금 1백~2천 달러를 물리거나 영업을 중지시킬 수 있다’는 노동규정 제 46조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24시간 이상 연속 근무자에 대해 기본급의 3백%를 추가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노동세칙 통보 이후 북측이 임금체불 중인 일부 업체들에 대해 제재 조치 의사를 밝혔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유창근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부회장은 5일 개성공단에 들어가 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유 부회장은 “임금체불로 북측으로부터 제재 의사를 전달 받은 업체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입주기업협의회 이임동 국장은 “북측의 통보가 통상 공식적인 시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번 통보 내용도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지나친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통일부도 북측 통보 내용은 그동안 남북한의 개성공단 관리 당국이 15차례에 걸쳐 협의한 것으로 대부분 분야에선 합의가 이뤄졌고 일부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북측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입니다.

“예를 들어서 관리위원회는 노동세칙이 남북 간에 충분히 협의됐지만 이견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하는… 그건 사실이니까요, 그걸 이유로 들어서 추가 협의가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을 북측 총국에 전달했고 총국은 시행해 가면서 문제점이 있으면 수정하겠다는 것이 현재 상황이구요.”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남북관계 악화와 함께 최근 고환율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으로 위축돼 있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북측의 행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북측이 매년 5%로 돼 있는 임금인상 상한선을 상향조정할 뜻을 밝히면서 이 문제가 북한 당국과 입주기업들 사이에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임동 국장은 임금인상 상한선이 올라갈 경우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지금 환율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작년에 5% 올렸지만 환율을 따지면 60% 정도 오른 것이죠, 급속도로 인상되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죠.”

남북경협 전문가들은 임금이 급격히 오를 경우 개성공단에서 비중이 가장 큰 섬유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