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배분 감시요원 증원 문제로 지난 9월 이래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한 대북 식량 지원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WFP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현지 요원들을 일부 철수하고, 지역 사무소와 식품가공 공장 등 북한 내 기반시설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와 WFP의 입장과 미국과 북한 당국 간의 협상 현황 등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WFP를 통해 북한에 40만 t의 식량을 지원키로 했는데, 지원이 중단된 지 한참이 지났습니다.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답: 미국 정부가 민간단체 배분 분량 10만 t을 포함해 총 50만 t 전량을 1년 안에 모두 지원한다는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해 지원키로 한 40만 t 의 지원이 지난 해 9월 이후 전면 중단됐기 때문인데요. 그로부터 반 년이 흘렀습니다.

진행자: 북한 내 WFP의 활동이 당연히 크게 위축돼 있을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WFP는 현 상태가 지속되면 확충한 국제요원 수를 다시 줄이고, 새로 연 현지 지역 사무소도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WFP 아시아 사무소 폴 리즐리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리즐리 대변인은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에 앞서 WFP는 국제요원을 충원해 현재 북한에 60명 가까운 요원들이 있고, 곳곳에 지역 사무소를 세웠으며, 폐쇄했던 식품가공 공장과 식량 저장창고를 다시 열었었다며, 현재 상당한 인력과 기반시설이 미국 정부가 지원해야 할 대북 식량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40만 t의 식량 전달을 WFP에 일임했기 때문에 WFP는 예산을 들여 인력과 기반시설을 확충했는데 반 년 넘게 와야 할 식량이 오지 않아 일손을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WFP의 북한 지원 사업이 현재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인데요. WFP 입장에서는 상당한 행정비용 손실이 발생하겠군요.

답: 네, 현재 WFP는 북한 내 인력들의 체류비용, 월급, 또 기반시설 유지비 등을 지출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비용이 매우 많이 들기 때문에 요원 철수와 시설 폐쇄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WFP의 행정비용 손실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바로 북한주민들의 식량 사정입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북한주민들은 현재 춘궁기를 맞아 매우 중대한 상황에 있다며, 미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 지연으로 인해 식량이 절실히 필요한 6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FP는 북한주민 8백70만 명에게 식량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식량으로는 북한 북부 지역의 취약계층 2백만 명에게만 지원이 가능한 상태라며, 나머지 6백만 여명에게는 지원할 식량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식량 지원을 계속 진행 중인 민간단체들이 배분을 맡은 곳은 자강도와 평안북도, 두 지역 뿐인데다 지원 량이 전체의 20% 밖에 안 돼 나머지 지역에서는 실질적으로 식량 배분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WFP는 이전부터 북한 내에서 식량 지원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최근 미국 정부의 지원 외에 다른 국가들의 지원 역시 뚝 끊어진 상태인가 보군요.

답: 그렇습니다. 대북 식량 지원의 최대 공여국이었던 한국 정부의 지원이 중단됐구요. 그밖에 전세계적인 경제 침체 등의 여파로 전통적인 대북 지원국가들의 지원 축소가 잇따랐습니다. WFP에 따르면 지난 해 9월1일부터 현재까지 모금된 액수는 2천2백72만 여 달러로 목표로 한 필요 액수의 4.5%에 불과합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올해는 유럽 국가들마저 예년에 비해 북한에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를 지원했고, 현재 이 지원으로 북한 내 사업을 이어가고는 있다며, WFP는 미국 외에 유럽연합과 호주 등으로부터 소규모 지원이라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그러나 WFP의 북한 내 사업 규모는 미국 정부의 기부액과 지원 식량 기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한국어 구사요원을 둘러싼 미국 정부와 북한 당국 간의 협상은 아직 진척이 없는 겁니까.

답: 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지난 해 12월에도 평양을 방문해 한국어 구사 요원의 추가 입국에 대해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무부 측은 WFP에 대한 대북 식량 지원 재개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협상의 주체는 미국 정부와 북한 당국이기 때문에 WFP는 양측의 통보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요. 벌써 반 년을 기다려 온 WFP가 양측 간 협상이 타결되기 전에 불가피하게 요원 철수와 기반시설 축소를 결정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북한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