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에 살고 있는 이산가족의 재결합을 돕기 위한 미국 내 한인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를 상대로 홍보활동을 강화하는가 하면 한인 1.5세와 2세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운동도 펼치고 있는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근 들어 미-북 간 이산가족 상봉을 돕기 위한 민간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 같습니다. 

답: 네, 지난 12일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 대표단이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일리노이 주 출신 마크 커크 하원의원을 면담했습니다.  또 뉴욕에 있는 한미공공정책위원회 관계자들도 같은 날 의회를 방문해 에니 팔레오마배가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지구환경 소위원장 등 4명의 하원의원을 직접 만나 이산가족 문제를 포함한 현안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밖에 미국과 북한의 이산가족 재결합을 돕기 위해 2년 전 창립된 미국의 민간단체 샘소리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인 중고생들과 함께 새로운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민간단체들이 이렇게 활발히 움직이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답: 가장 큰 이유는 2008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처음으로 포함됐던 이산가족 관련 의무사항들이 2009년 법안에서는 모두 삭제된 것입니다. 1년 만에 별다른 성과 없이 사라진 것인데요. 이에 실망한 한인 단체들이 다시 미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 국방수권법안에서 관련 조항이 삭제된 이유는 뭔가요? 

답: 의회 전문가들은 이산가족 문제가 1~2년 안에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매년 갱신하는 국방수권법안에서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법안 심의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열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한인 단체들은 ' 내 탓이오' 를 외치고 있습니다. 

문: 한인 사회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의미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이산가족 문제가 법안에 포함됐을 때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지역구 의원들을 압박했어야 했는데 관심과 호응이 매우 적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11월은 대통령 선거 말고도 하원 전체와 상원, 주지사, 주 의회 선거가 있지 않았습니까? 이런 시기에 한인 사회가 목소리를 더 높였어야 했는데 상대적으로 잠잠했다는 것이죠. 뉴욕에 있는 한미공공정책위원회의 이철우 회장은 한인들의 저조한 참여가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미국에 있지 않은 분들도 많고 운 좋게 돈을 번 사람들은 거기에 만족해 사시고 대표적인 예가 골프장에는 한국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리고 언어에 대한 장벽도 1세대들에겐 큰 같아요. 결론적으로 교육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정치라는 것에 대한 재교육." 

문: 이 때문에 미-북 정부 간 대화와 관련해 한인 시민권자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구요? 

답: 미국 내 이산가족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개별적으로 북한 정부에 접근해 북한 내 가족과 친지를 만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비도 많이 들고 북한 당국이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해 힘들게 가족을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하는데요.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는 시민권자로서 비공식적으로 만나지 말고 떳떳하게 정부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며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사실 북한 정부는 미국 내 한인 시민권자를 미국 시민으로 보다는 조국을 떠난 동포로 보고 미국의 인도적 지원을 감시하는 통역요원 대상에서도 배제하고 있는데요, 엄연한 차별 행위란 얘기죠. 유진벨 재단의 스테판 린튼 회장은 그런 면에서 더욱 미국 정부에 한인 시민권자들이 목소리를 더 높여야 된다고 말합니다.   

미-북 간에 인권 문제든 안보, 무역 등에 충분히 목소리를 내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빠지는 목소리가 바로 시니어 시티즌의 목소리이고 빠지는 목소리가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입니다. 잘못하면 한국 커뮤니티 자체가 미국과 북한의 수교 과정에서 아예 큰 역할을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시간이 없습니다"

문: 그럼 미-북 간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 북한과 공식적인 외교관계가 수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법적, 외교적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1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북 간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평양주재 대사관이나 영사관, 연락사무소 등 외교공관이 설립되는 적절한 시기에 이산가족 상봉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시민권자 이산가족들은 국적이 미국이기 때문에 지난 2000년 이후 16차례 있었던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도 우선대상에서 배제됐었는데요, 국무부는 84명의 미국 시민권자가 친척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상봉 행사에 참석했다고 보고서에서 언급했습니다. 10만 여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내 이산가족 규모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숫자죠. 

문: 그런 면에서 샘소리의 다음 세대를 통한 운동이 눈길을 끄는데요. 중고생들이 과연 70살 이상 노인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구축하면서 미국 의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답: 샘소리의 크리스티나 최 국장은 이산가족 문제가 과거 2008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된 배경에는 고등학생들의 힘이 컸다며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5명의 인턴 학생들이 하원의원들을 많이 가서 뵙고 그렇게 해서 법안이 통과하게 됐어요. 물론 그들 때문에 이산가족 코커스도 만들어졌구요. 제 생각에는 고등학생들이 가장 힘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영어도 잘하고, 가서 의원들을 만날 때도 학생들이니까 의원들이 잘 들어주고요." 

미국 한인 청소년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북한주민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은 편인데요. 지난 2007년 시카고에서 기독교 선교단체가 열었던 북한 집회에는 5백 여명의 한인 2세 젊은이들이 모였습니다. 샘소리는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한 3단계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이산가족 노인들의 숙원을 꼭 풀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