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미국 하면, 떠오르는 도시로는, 뉴욕을 들 수 있겠고요, 또 미국 50개중에서 언뜻 생각나는 곳을 고르라면, 아마도, 서부 캘리포니아 주를 꼽지 않을까 싶네요? 이 캘리포니아 주 하면, '골든 스테이트'라고 불리면서, 온화한 날씨와 아름다운 자연환경 때문에 오랫동안 미국의 꿈과 희망을 상징하기도 했는데, 이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주민들, 요즘 많이 우울하다고 하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진행자께서 말씀하셨듯이, 이제까지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널려 있는 땅이자, 살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이런 예전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현재는 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그런 곳으로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 캘리포니아 주에서 사람이 살기가 점점 힘들어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역시 전세계에 밀어닥친 경제위기의 영향이 제일 크겠죠? 

(답)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경제규모로만 따지면, 세계 8위에 해당하는데요, 이런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주도, 이번 불황을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특히나, 이번 경제위기를 불러온 원인 중에 하나인 집값 하락이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시름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경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곳인 남부지역의 경우, 올해 1월, 주택의 중간가격이 25만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의 가격과 비교해서, 거의 40%가 하락한 값이라고 합니다. 집값이 거의 반 토막이 난 거죠? 이런 상황에다가, 사람들이 집을 살 때 얻은 빚을 갚지 못해서, 집을 뺏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데요, 최근에는 1월에 팔린 집들 중에 60%가 빚을 못 갚아, 은행에 압류당한 집이었다고 하는군요.  

(문) 캘리포니아 주 내 실업률 역시 심각하지 않나요? 

(답)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실업률, 2008년 12월에 9.3%를 기록했습니다. 2007년 12월에 이 수치가 5.9%였으니까, 일년 새 엄청 늘어난 셈이죠? 이런 실업률은 미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이렇게 늘어나니까, 집값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이런 상황이 또 집값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으로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정리해보면, 현재 캘리포니아 주 주민들의 삶을 어렵게 하는 이유는 경제불황과 신용위기와 연관이 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재정적자, 주택압류, 실업률의 폭증, 그리고 너무 비싼 세금과 생활비 문제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문) 캘리포니아주의 발전 과정은 20세기 미국 역사에 있어서 다른 주들이 우러러 보는 일종의 모범과도 같은 역할을 했는데 말이죠? 

(답)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주 곳곳을 연결하는 광활한 고속도로는 다른 주들의 부러움을 샀고요, 교육부분에 있어서도, 특히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으로 대표되는 우수한 공립 대학들이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요? '시에라 클럽'으로 대표되는 전국적인 규모의 환경운동도 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출범했고요, 첨단산업이나, 항공우주산업을 유치해서, 전세계 정보통신 산업을 지배한 실리콘 밸리의 신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캘리포니아 주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산업이 있죠? 바로 영화를 포함하는 연예산업입니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첨단산업, 그리고 연예산업까지 아우른 캘리포니아 주는, 그야말로  '골든 스테이트'로 불릴 만 했죠? 

(문) 영원히 번영을 누릴 것 같던, 캘리포니아주가, 현재 이렇게 어려움에 처하게 된 이유는 불황과 신용경색이라고 앞에서 지적하셨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캘리포니아주의 위기는 오래 전부터 배태됐다고 지적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먼저, 주의회의 정치인들이 경기가 호황일 때 넘쳐나던 돈을 쓰는 데만 급급했지, 정작 불황기에 돈이 말라버릴 때의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또 캘리포니아 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익집단들이 캘리포니아를 지금과 같은 형편으로 만들어놨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캘리포니아 주는 예로부터 각종 이익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기도 하죠? 따라서 캘리포니아 주는 어느 주보다, 이런 주민들이 모여 직접 법률안을 입안하기가 쉬운 주로도 평가 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네, 바로 이런 점이 캘리포니아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죠?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요, 주민 발의안 이라는 것이 원래 취지는 아주 좋습니다.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법률을 만든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대의에서 보면, 좋은 일인데요, 물론 여기에는 부작용이 따릅니다. 잘못하면, 법률안을 발의하는 각 집단이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기가 쉽다는 얘기죠? 예를 들면, 정책집행에 필요한 돈이 있건 없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법을 만들 수도 있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오랫동안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돈이 엄청 들어가는 주민 발의안 들이 너무 많아서, 현재와 같은 재정위기를 불러오고, 또 이런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데, 한몫을 했다는 그런 얘기죠?  

(문) 조금 조심스러운 얘기긴 한데, 캘리포니아 주에 많이 살고 있는 불법이민자들이 이번 위기에 일조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불법이민자들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정말 무수한 논쟁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법이민자들이 캘리포니아 주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장본이라는 주장은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는 문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에는 약 3백 2십만 명의 불법이민자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한 의료비용과 교육 비용 등을 포함한 각종 비용으로 일변에 약 130억 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이 비용은 매년 증가일로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불법이민자들이 미국 경제에 기여한다고는 하지만, 불황기에는 이들이 캘리포니아 주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 이런 와중에 캘리포니아 주 의회, 오랜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주 드디어 예산안을 통과시켰죠?

(답) 네, 그 동안 민주, 공화 양당 사이에 설왕설래하면서, 처리가 연기됐던 예산안이 드디어 통과됐습니다. 내용을 보면, 내년에 4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정되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150억 달러의 예산을 감축하고요, 소득세와 판매세를 올려서, 125억 달러를 거둬 들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세금은 오르고, 예산 감축 때문에 복지혜택도 줄어드는 형국입니다. 이래저래, 캘리포니아 주민들, 생활환경이 더 악화되는 것은 피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