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얼마 전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무장관에 공화당 소속의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을 지명했는데요, 하지만 상무장관 후보 직에 오른 그레그 의원, 이 상무장관직을 수락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레그 의원은 자신이 장관을 사양한 이유 중에 하나가, 영어로는 'CENSUS'라고 하죠, 바로 인구조사를 둘러싸고 오바마 대통령과 의견차이가 있어서 장관직을 고사한다고 밝혀서 화제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상무부는 바로 국내 인구 조사를 집행하는 기관입니다. 이번에 그레그 의원이 상무장관 직을 고사하면서, 이 인구조사를 언급해, 현재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신경전이 한창입니다. 

(문) 미국에서 이 'CENSUS', 즉 인구조사가 시작된 것은 꽤 오래됐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헌법에 매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실시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인구조사는 지난 1790년 토마스 제퍼슨, 당시 국무장관 체제 아래서 이뤄졌습니다. 이제까지 모두 21번의 인구조사가 이뤄졌는데요, 마지막 인구조사는 지난 2000년에 있었고, 다음 인구조사는 오는 2010년에 실시될 예정입니다. 

(문) 그런데 정치권이 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답) 첫번째는 인구조사 결과가 미국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고요, 두번째는 연방정부나 주정부의 자금이 인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각 지방 시정부에 분배되기 때문입니다. 

(문) 그런데, 인구조사 결과가 하원의원 선거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좋겠네요. 

(답) 네, 미국은 인구분포를 가지고 각 주 별로 연방 하원의원 수를 배분합니다. 지난 1910년 이래 연방 하원의원 수는 435명으로 고정돼 있는데요, 인구비례에 따라서, 이 수를 50개주 별로 할당합니다. 그래서 이 인구조사 결과가 정치권에게 중요한 거죠? 이의 단적인 예가 지난 2000년 선거인데요, 이 선거에서 텍사스 주 출신인 탐 딜레이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가, 2000년 인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텍사스주의 하원의원 수를 늘릴 것을 강력하게 주장해서, 6석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텍사스 주는 공화당의 텃밭이기 때문에, 이 늘어난 6석이 모두 공화당 차지가 된 것은 물론이죠? 또 각 지방에 할당되는 예산도 인구분포를 감안해서 할당되니까, 지역구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권으로서는 아무래도, 이 인구조사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겠죠? 

(문) 그런데,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 인구조사에 대해서 약간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듯 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인구조사에 대한 양 당의 입장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공화당은 이 인구조사를 적당히 하자는 입장이고요, 민주당은 아주 철저하게 하자는 그런 입장이죠? 

(문) 나라에서 인구 조사는 물론이고 어떤 조사를 한다고 하면, 아주 정확하게 해야하는 것이 원칙일텐데, 대충하자는 공화당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네요?

(답) 이유인즉 이렇습니다. 인구조사는 미국 시민권자든 비시민권자든, 아니면 신분이 합법이건 불법이건 간에 미국에 사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죠? 모두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만, 이 이민자들은 대개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리고 이민자뿐만이 아니고요, 도시 빈민이나 사회에서 소외 받는 계층들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조사를 해보면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이들 이민자들이나 사회소외 계층이 조사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답니다.   

(문) 상황이 그렇다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지지기반이 인구조사에서 제외되는 셈인데요, 만일 이들도 인구조사에 포함돼서, 이들이 사는 지역에 의석수가 늘어난다면, 민주당 입장으로서는 좋은 일이 되겠군요? 

(답) 물론입니다. 반대로 공화당 입장에서는 인구조사를 잘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한 이들이 모두 통계에 잡히는 것이 그렇게 달가울리 없겠죠?  

(문) 그런데 과거에도 이 인구조사와 관련해 법적 공방이 있지 않았나요? 

(답) 이 인구조사는 각 가구에 우편으로 조사용지를 보내거나 아니면 사람이 가가호호 방문해서 직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렇게 인구 조사결과에는 우편이나 인편으로 직접 모은 자료만 반영이 되는거죠? 그런데 이렇게 직접 조사해서 집계를 하면, 돈도 많이 들고, 빠지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일각에서는 통계적인 기술을 사용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통계적인 기술이란 게 뭐냐면, 전체가 아닌 일부 대상만을 선정해서요, 이런 걸 영어로는 샘플링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렇게 샘플링을 해서 나온 결과를 통계학적으로 처리해, 전체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가를 보자는 그런 주장입니다. 

(문) 그런 방법은 민주당 측에서는 물론 환영하겠지만 공화당 측에서는 탐탁치 않게 여길 것 같은데요? 

(답) 물론입니다.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이전에 빠졌던 집단들이, 많은 부분, 다시 포함되기 때문이죠? 이런 주장에 대해 연방대법원이 지난1999년에 판결을 내린 게 있는데요, 연방대법원은 판결에서, 연방 하원의석 수를 조정하기 위해서, 인구조사를 할 때는 이런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왜냐하면 헌법에서 인구조사를 실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를 셈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대문에, 전체를 계산하지 않는 통계적인 방법은 헌법에 위배되기 된다고 연방 대법원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