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두 나라 외교장관은 오늘 서울에서 바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회담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양측은 또 철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 핵 문제 등 현안에 대처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 미사일 발사 등 도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유명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1시간 가량 회담을 갖고 탄탄한 미-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 핵을 비롯한 북한 문제에 대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두 장관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 보유 시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핵 시설 불능화를 계속하는 것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핵 폐기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어떤 주제보다 북한 문제에 있어 미국과 한국은 한 마음"이라며 "미-한 양국은 6자회담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과 다른 형태의 관계를 얻을 수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한국의 유명환 장관도 "북한이 최근의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조건 없이 남북대화에 조속히 응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도 개발하고 있으므로 역내의 안정 측면에서 큰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미-한 양국 간 긴밀한 협조를 기반으로 해서 여타 관련국과도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클린턴 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에 기반해 북한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위반이 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하며, 6자회담에 해가 되고 지역에 긴장을 높이는 모든 도발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문제를 둘러싼 북한의 위기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는 지난 19일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북한이 반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비밀 정보를 얘기한 것은 아니며 비상계획 등을 위해 모든 것을 다 고려한다는 차원"이었다며 발언 수위를 낮췄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미국 정부는 지금 북한의 현 정부를 보고 대처하고 있으며, 북한이 6자회담에 다시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말해 북한 현 정부를 협상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 핵 특사로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대사를 임명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보스워스 대사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고위 외교관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주도하고 6자회담에서 성 김 대사와 긴밀하게 일하는 한편 6자회담 파트너들과도 대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한 두 장관은 미국과 한국 간 동맹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미래지향적인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클린턴 장관은 이어 청와대를 방문해 한국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장관급 방문으로는 이례적으로 클린턴 장관과 오찬을 함께 하며 북 핵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물론, 1시간30분에 걸쳐 양국 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어려울 때 클린턴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의미가 크고, 한국민들도 관심이 많다"며 "미-한 양국은 말 그대로 혈맹의 관계"라고 강조했습니다.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설득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장관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의지는 굳건하며 미-한 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북 핵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이화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을 폐기한다면 오바마 정부는 현재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대화할 준비도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1박 2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뒤 20일 저녁 아시아 순방 일정의 마지막 방문국인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