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전 행정부에서 미국의 대북 인권특사를 지낸 제이 레프코위츠 씨가 재임 시절 대북정책을 놓고 핵 협상 담당자들과 잦은 의견대립을 겪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레프코위츠 전 특사는 또 정보와 안보 당국의 관료주의가 탈북자들의 미국 입국에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8일 민간단체인 한미문제연구소(ICAS) 주최로 미 의회에서 열린 토론회를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이 레프코위츠 전 북한인권 특사가 국무부에서 여러 해 동안 대북 인권정책을 놓고 많은 저항에 부딪혔다고 시인했습니다.

레프코위츠 전 특사는 국무부 대북 협상 대표단은 인권을 배제한 미-북 간 대화를 기정사실화 하고 6자회담에만 치중했다며, 이는 책임 있는 원칙을 스스로 저버린 실책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해제 등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었는데 미국의 협상 대표단은 핵 문제 진전에만 매달려 북한의 경제와 인권 문제를 개선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입니다. 

레프코위츠 전 특사는 특히 인권 문제를 내정간섭 또는 남북한이 풀어야 할 사안으로 보는 시각, 그리고 안보 우선정책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국무부 안에 존재한다며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도 정책 구상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전 특사는 그러나 인권은 인류보편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국제 사안이고, 한국은 미국의 안보와 경제 등 여러 관심사와 직결된 나라인 만큼 인권 문제를 등한시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전 특사는 또 별다른 신호가 감지되지 않고 있는 자신의 후임자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미국 의회가 법으로 명시한 특사들 가운데 북한인권 특사만 지명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의회가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의 미국 입국이 저조한 배경에 대해서는 행정부 내 관료주의를 지적했습니다. 정보와 안보를 담당하는 관리들이 인신매매된 여성과 어린이들에조차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해 탈북자들의 입국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레프코위츠 전 특사는 부시 전 대통령이 여러 건의 탈북자 입국에 직접 관여했었다며, 이런 경우 탈북자 입국이 속도를 냈지만 평시에는 여전히 국토안보부의 관료주의 걸림돌에 직면했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난민 담당자는 지난 13일 현재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총 77명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레프코위츠 전 특사는 이날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가 수단의 다르푸프처럼 주목을 받지 못하는 배경 질문을 받고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미국 내 한인사회의 관심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레프코위츠 전 특사는 북한의 피폐한 현실을 다르푸르처럼 다양한 통로로 보여주지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미국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와 잠재력을 갖춘 한인사회가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지 못하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유대인 사회가 냉전시절 옛 동구 공산권 내 유대인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고, 흑인 사회는 르완다 대학살 문제를 적극 제기해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것처럼 한인사회도 충분히 역량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앞서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의 웨일린 쾅 정무담당 공사참사관은 중국 내 탈북자 문제가 잘 처리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쾅 참사관은 중국 내 탈북자 규모를 묻는 '미국의 소리' 방송의 질문에 중국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를 알 수 없다며, 불법체류 탈북자들은 법에 따라 잘 처리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