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일본경제가 지난 해 4분기에 제1차 석유 파동 이후 35년 만의 최악의 경기 위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90년 대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거품이 터지면서 발생한 10년 이상의 장기 불황에서 간신히 탈출한 것으로 보이던 일본경제가 다시 추락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 현재 일본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요?

이= 일본 정부는 지난 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에 비해 -3.3 %를 기록했다고 16일 발표했는데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도 더 나쁜 결과였습니다. 이를 연간 비율로 환산하면 무려 -2.7 % 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1974년 제1차 석유 파동 당시 1분기에 -3.4%, 연률 -13.4% 성장을 기록한 이후 35년 만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연간 비율로 환산한 미국의 성장률 -3.8%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일본 경기가 위축된 것입니다. 특히,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가 본격화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담당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경제 위기라고 말했고,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한 발 더 나아가 1백 년에 한 번 있을 경기 후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던 일본경제가 이처럼 심각한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일본 제품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엔화의 가치마저 폭등해 일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이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지난 해 4분기 중 엔화의 가치는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수출품 가격도 비싸질 수 밖에 없는데요, 그 때문인지 같은 기간 동안 수출은 분기별 최대 폭인 13.9% 나 줄면서 경제성장률을 끌어 내렸습니다. 12월의 경우에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5%나 줄었습니다. 요사노 일본 재정상은 대부분 자동차나 전자제품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가 지난 해 가을 이후 미국과 유럽 같은 주요 시장에서 나타난 급격한 소비 감소와 신규 투자 하락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현재 상황은 국제적 경기 침체 상황에서 아시아의 수출 중심 경제가 취약할 수 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일본의 국내총생산 GDP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내수도 위축되고 있다지요?

이= 그렇습니다. 일본경제에서 55% 내지 6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도 전분기 대비 0.4% 감소하면서 성장률 하락을 부추겼습니다. 수출이 줄어든 주요 기업들이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하면서 개인들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인데요, 이에 따라 엔고- 수출 감소-기업 감원-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수출과 내수 동시 불황이 닥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2년 이후 일본경제의 원동력이 돼 온 기업의 설비투자 역시 5.3% 줄었습니다.

진행자 = 지금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각 나라들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도 예외가 아니죠? 

이= 네, 일본 정부와 여당에서도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30조엔 규모의 3차 경기부양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해 오는 4월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일본 신문들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비판가들은 그 같은 경기부양책의 실질적 효과나 현 일본 정부의 능력에 대해 회의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일본 정부는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50조엔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효과가 없었습니다. 전세계가 동시에 불황을 겪고 있는데다 아직 착수되지 않은 대책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12월에 기준금리를 0.1%로 낮춘 일본중앙은행도 기업들의 신용 경색을 풀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이 전례 없는 해외 수요 감소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그래서 그런가요, 앞으로의 일본경제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이 아니라구요?

이= 네, 조만간 일본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그 어떤 징후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지난 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어 지난 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올해 1분기도 끔찍한 기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기간 동안 GDP 성장률이 연율로 마이너스 10%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 전망치 -2% 보다 더 낮은 것입니다.

 MC: 지금까지 세계 2위의 일본경제가 지난 해 4분기에 제1차 석유 파동 이후 35년 만의 최악의 경기 위축을 경험한 것과 관련한 소식 알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