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 수위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취임 후 처음으로 통합방위중앙회의를 주재하고, 국민 보호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이라는 표현 대신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 등과 관련해 정부는 국민 보호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통합방위중앙회의에서 "비록 분단 상황이긴 하지만 북한과 화합하고 공생 공영한다는 대한민국의 기조는 확고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국가의 으뜸가는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며 "최근 북한이 국제사회에 긴장을 초래하고 있지만 국민과 정부, 군과 경찰이 합심해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통합방위중앙회의는 안보 태세를 다지기 위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며, 지난 2004년 이후 국무총리가 주관해 왔지만, 올해는 한반도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국무위원과 광역자치단체장, 국가안보 관계자, 그리고 군 지휘관 등 2백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한 동향과 대책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오는 20일 발간되는 '2008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이란 표현 대신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표기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입니다.

 "국방백서에는 기본적으로 안보정세 평가가 들어갑니다. 이를 통해 봤을 때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이같이 표기했습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북한은 주적'이란 표현은 2004년 국방백서에서 처음으로 삭제됐고 이후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표기돼 왔습니다.

이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에 발간된 국방백서는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2004년에 비해 다소 완화된 표현을 썼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2006년 핵실험을 하는 등 안보 환경이 변했고, 북한 재래식 전력이 여전히 위협적인 상황을 고려해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표현 수위를 높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국방부 당국자는 "'주적'이란 표현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04년부터 그 표현을 뺐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평가가 느슨해졌거나 달라지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북한을 '주적'으로 표기하는 것은 단지 표현상의 문제일 뿐 한국 군의 대비 태세와는 별개"라며 "북한의 위협에 대해 대비를 철저히 해 나가겠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백서는 한국의 국방 정책과 과제, 그리고 안보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수록한 책으로 2년마다 발간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상희 국방부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즉 PSI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런 상황에서 군사적으로는 참여 여부를 재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장관은 "한국 정부는 PSI의 취지와 의도는 공감하며, 어느 수준으로 참여할 것이냐는 한국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 관계자는 "어떤 구체적인 정책이 나왔다기보다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장관의 견해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PSI 참여와 관련해 정부 내 의견들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SI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걸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공해상에서 검색하는 조치로, 그동안 한국 정부는 미국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를 고려해, 정식 참여가 아닌 일부 분야에만 참관 자격 (옵저버)으로 참여해왔습니다.
현재 북한은 한국이 PSI에 참여한다면 이는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국방백서의 강한 표현이나 PSI 관련 발언들은 최근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남북 간 긴장 국면을 더 높이게 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