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경색 속에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이 중단된 지 각각 7개월과 3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사업을 주관했던 한국의 현대아산은 사업 중단으로 최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았는데요, 오는 4월까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도록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금강산과 개성 관광 등 대북 관광 사업을 주도해 온 한국 현대아산이 5일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남북 교류협력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 오던 현대아산은 그러나 10년 만에 대북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에 부딪혔습니다. 

지난 해 7월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잠정중단된 데 이어, 북한의 이른바 12.1 조치로 개성관광마저 문을 닫으면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대북 관광사업이 전면 중단된 것입니다.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4월까지 관광 사업이 재개되지 않으면 더 이상 회사가 버틸 수 없다”며 “앞으로 두 달 간 관광이 재개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조 사장은 기자간담회 내내 '어렵다', '한계상황이다'라는 말로 회사가 처한 위기 상황을 호소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조 사장의 발언과 관련해 “회사 사정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에 오는 4월까지 대북 관광 사업을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아산이 자금 존폐 기로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고 4월까지 재개가 안 된다면 현대아산이 어려워지는 즉, 생사에 직면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늦어도 관광 사업이 4월까지 반드시 재개돼야 생존할 수 있는 기초적인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입니다.”

조 사장은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5일에도 경기도 창우동에 있는 정주영 명예 회장 묘소를 참배하고, 늦어도 4월까지는 관광을 재개시킨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개성 관광 등 대북 사업을 위해 지난 10년 간 모두 1조 5천억 원을 투자했지만 관광사업이 중단된 이후 1천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건식 사장은 "매출 규모가 2천억원 밖에 안 되는데 손실액이 9백30억원이니 비상경영도 한계에 도달한 셈”이라며 “이런 재정 상황으로는 4월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조 사장은 또 “한국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전격 선언하면서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북측도 호응할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당국 간 대화이므로 한국 정부가 먼저 대범하게 제의한다면 북측으로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은 현재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 1천84명이었던 직원을 현재 4백79명으로 크게 줄였습니다.

현대아산은 손실을 최소화하는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대아산 혼자의 힘으로는 극복하기에는 어렵다며 지난 해 말 한국 정부에 긴급 재정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 계열사로 출발한 현대아산은 첫 대북 사업으로 1998년 금강산 크루즈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현대아산은 2000년 8월 북측과 금강산, 개성특구 지정, 그리고 이 지역에서의 사업권을 갖는다는 것을 북측과 합의했고, 이후 2002년 금강산과 개성특구법이 만들어지면서 이 지역에서 관광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듬해인 2003년 8월 금강산 육로관광이 시작되고 2007년 12월 개성관광까지 이뤄지면서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은 전성기를 맞는 듯 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대북 사업이 다시 시작될 때까지 나머지 사업인 건설 부문을 강화해 경영난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라며 “관광 사업 재개 여부와 상관없이 대북 사업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해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 관계자는 “현재 정세로 볼 때 당국 간 관계가 먼저 풀려야 방북이 실효를 거둘 수 있으므로 현재로선 방북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내 정세를 봤을 때 남북관계 경색을 풀기 위한 작업이 당국 간에 먼저 이뤄져서 협력의 분위기나 환경이 조성돼야 저희 회장님이나 사장님이 방북해서 실효를 거둘 수 있으므로, 현재로선 방북해도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므로 지금은 계획이 없습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관광 사업 재개 등 대북 사업은 결국 남북 당국이 먼저 만나야 이뤄지는 문제인 만큼 한국 정부 역시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정세로선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아산에 재정 지원을 하는 방안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지금 당장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지원 방법은 ‘남북협력기금’을 비롯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보며 검토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