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얼마 전에 위스콘신 주에서 병에 걸린 딸의 치료를 종교적인 이유로 거부해, 아이를 사망케 만든 부모가 재판에 회부돼 화제죠?

(답) 그렇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위스콘신주 와우서시에 사는 데일 노이만 씨와 레이라니 노이만 씨 부부입니다. 이 노이만 씨 부부에게는 올해 11살 먹은 딸, 카라 노이만이 있었는데, 이 카라 양이 어려서부터 병을 앓아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노이만 부부는 자신들이 믿고 있는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하지 않았고요, 그 결과 카라 양이 사망했는데, 이런 사실이 카라 양 숙모의 신고로 알려진거죠. 

(문) 이런 사건들은 한국에서도 종종 볼 수 있죠? 종교의 가르침 때문에 수혈을 거부해서, 죽음을 맞았다는 기사를 가끔 접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군요? 그런데 이번에 재판정에 서는 노이만 부부, 어떤 종교를 믿고 있었나요?

(답) 네, 이들은 그동안 '누룩없는 빵'이라는 이름의 종교에 심취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단체는 세상의 종말과 심령치료, 즉 질병을 의학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신앙에 의해서 치료하는 것을 믿는 집단이라고 합니다.

(문) 부모가 아픈 자녀들을 신앙으로 치료하겠다고 방치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건은 그동안 얼마나 많이 발생했는지 궁금하네요?

(답) 네, '아이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것은 법적인 의무다'란 긴 이름을 가진 단체의 리타 스완 회장은 지난 25년 동안 약 300명의 아이들이, 부모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치료를 거부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엔 오레건 주에서 이런 사건이 두건이나 발생했습니다. 먼저 폐렴에 걸린 15개월 된 여자아이의 치료를 거부해 사망한 사건이고요, 다른 하나는 전립선에 균이 들어간 16살 남자 아이를 방치해 목숨을 잃게 만든 사건입니다. 둘 다 치료만 받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병이었는데, 부모들이 애들 병을 신앙으로 고친다고 해서 애들을 죽게 만든 경우죠. 스완 회장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약 2% 정도가 이런 심령치료의 효과를 믿고, 실제 이런 치료를 실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조직의 리타 스완 회장이라는 회장의 이력도 눈길을 끌더군요?

(답) 네, 이 리타 스완 회장도 과거에 심령치료를 시도하다 15개월 된 딸을 사망케 한 경험이 있습니다. 스완 회장, 그렇게 자식을 잃고서 깨달은 바가 있어서, 심령치료를 받다 아이들이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운동에 뛰어든거죠.

(문) 이번 위스콘신주의 노이만 부부 같은 경우는 법원의 판단으로 재판이 열리는 경우지만, 원래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이렇게 신앙으로 치료를 시도하는 행위를 법으로 보호하고 있지 않나요?

(답) 그렇습니다. 물론 미국의 50개 주 모두는, 아이를 학대하는 것을 금지하고, 또 아이가 아플 때, 적절한 의료혜택을 베풀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흥미로운 점은 이와 동시에 아이들에게 심령치료를 시도하는 부모들이 아이 학대죄나 살해죄로 처벌받는 것을 면제해 주는 그런 법도 있죠? 물론 이렇게 부모의 책임이 면제되는 범위는 각 주마다 다 다릅니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 주를 포함한 약 45개 주가, 이런 심령치료를 행하는 부모들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참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나라죠? 미국이란 나라가요?

(문)부모가 믿는 신앙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자녀가 사망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심령치료를 시도하는 부모들을 보호하는 법률이 만들어진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답) 먼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미국 수정헌법 제 1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연방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질병을 치료할 때, 의료기술을 이용하지 않고, 신앙에 의지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죠? 다음으로는 이런 심령치료를 강력하게 옹호하는 단체들의 압력을 들 수 있습니다. 이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단체로는 '기독교 과학자들'이란 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는 회원 수가 6만명에서 많게는 50만명까지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인데요, 이들은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 심령치료를 법적으로 보호해 줄 것을 강력하게 청원했습니다. 또 이들은 심령치료를 허용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심령치료를 행하다 문제가 났을 때, 부모들을 그 책임에서 면제시켜주는 법을 제정하는 것을 두고도 맹렬한 로비를 벌여서, 큰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문) 그런데 심령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부모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이만 씨 부부가 이번에 법정에 서는 이유는 뭔가요?

(답)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법의 문제는 세부 법률 규정이 애매하게 되어 있어서, 판사에 따라 판결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번에 노이만 씨를 재판에 회부한 판사는 판결문에서 심령치료는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그 책임이 면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노이만 씨 부부는 수정헌법 1조 종교의 자유 조항을 내세워서 무죄를 주장했고요, 또 판사가 자신들이 재판에 서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후에는 자신들이 심령치료에 있어 부모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조항이 있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참고로 노이만 씨 부부에는 만일 유죄 판결이 나면 두 사람 모두, 25년은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고 하네요.

(문) 법률 전문가들과 이와 관련된 단체들도 이번 노이만 씨 사건과 관련해서 앞으로 나올 법원의 판결에 주목하고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심령치료를 반대하는 측에서나 아니면 찬성하는 측에서나 모두, 이번 사건의 판결 결과를 가지고 자신들의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려고 시도하겠죠? 특히 심령치료를 할 때, 부모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조항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측에서는 만일 노이만 씨 부부가 이번에 처벌을 받는다면, 이를 근거로 대대적인 법률개정 운동을 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귀추가 주목돼죠?

(문) 이번 논쟁은 신앙으로 병을 치료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허용해 주면서, 그 치료가 실패했을 때는 이를 처벌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논쟁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아이가 아플 땐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이를 두고 법원에서 논쟁을 벌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김정우 기자, 다음 시간에 뵙죠?

(답)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