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취임하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시급한 국정현안들이 산적해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으며, 엄청난 전비와 희생을 초래하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중동 위기는 한층 고조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새 행정부의 당면 과제들을 정리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지난 1930년 대공황 이후 가장 혹독하고 긴 침체의 수렁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7월부터 침체기에 빠진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까지 계속해서 축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으며, 고용사정은 갈수록 악화돼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실업 사태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회복을 최대의 국정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언론 및 대중과의 잦은 접촉을 통해 경제 회복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며, 이 때 정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월 초 한 대학 연설에서 "경제 흐름을 바꾸기에 너무 늦었다고는 믿지 않지만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는 정부만이 심각한 침체에서 벗어나는데 필요한 단기부양책을 제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구상한 경기부양책은 8천억 달러에서 1조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2년 동안 재정 지출을 통해 공공건물과 고속도로, 교량 등을 새로 건립할 계획입니다. 또 자금난을 겪는 주들에도 재정 지원을 하고, 국민들의 세금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면 "향후 2년간 300~4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며, 이 중 90%는 민간 부문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취임 직후 경기부양책을 실행에 옮기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 공화 양당이 세금 감면의 대상을 어떤 계층으로 할 것이냐는 문제에 이견을 보임에 따라 관련 법안은 2월 중순까지 계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공화당은 정부의 과도한 재정 지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엄중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외교, 안보분야 현안들도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 사태에 대한 대응은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정책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 지구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1천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아랍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가자 사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에 불만과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또, 미국의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지난 60여 년간 지속돼 온 미국과 이스라엘간의 특별한 관계는 이제 중동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이미지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초 당선자 시절 "취임하는 날 바로 중동지역 문제 대처를 위해 즉각 중재에 나설 태세를 갖추려고 우리가 해야 할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2개의 전쟁을 종료하는 것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주어진 큰 과제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유세기간 당시 자신이 군 통수권자가 되면 16개월 내 이라크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라크가 안정을 되찾고 있어 철군을 본격 검토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16개월 내 철군 방안을 포함한 이라크 정책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은 3만 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려는 국방부의 계획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추가 파병을 통해 지난 7년간 지속돼 온 아프간 전쟁을 재평가하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정권의 성패를 가늠할 경제, 안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의 다른 선거 공약들은 당분간 미뤄질 예정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우리가 말했던 모든 것이 애초 우리가 바라던 속도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언론들은 이민법 개정,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탄소 배출 제재, 동성애자 군복무 허용 등의 일부 공약이 연기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