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12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북한을 또다시 세계 최악의 비 자유국으로 분류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해 북한주민들의 자유 상황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이같이 선정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12일 지난 한 해 동안 전세계 1백 93개국의 자유화 정도를 평가한 '2009 세계 자유 보고서' (Freedom in the World 2009)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리비아, 수단, 버마, 적도기니, 소말리아 등 8개국이 세계 최악의 비 자유국가로 선정됐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 모두에서 최하 등급인 7등급을 받았습니다.

특히, 프리덤 하우스가 각국의 자유화 정도를 측정해 발표한 지난 1972년 이래 한번도 빠짐없이 최악의 비 자유국으로 꼽힌 나라는 북한이 유일합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아치 퍼딩턴 (Arch Puddington) 조사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북한의 자유화 정도에서 새로운 것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며, "북한은 버마와 함께 여전히 세계 최악의 비 자유국"이라고 말했습니다.

퍼딩턴 국장은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북한과 한국, 그리고 중국 간 이른바 '회색경제', 즉 통계에 집계되지 않고 있는 경제 활동이 확대됐다며 개방을 위한 잠재성이 조금이나마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회색경제'는 북한 내에서 자본주의적 소기업들의 발전을 촉진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북한 부분을 조사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 (SAIS)의 재이 구 (Jae Ku) 박사는 지난 해에는 특히 식량 부족으로 식량에 대한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습니다.

구 박사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 당국이 계속 취약해지면서 예전처럼 주민들의 생활에 개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인간적인 상황 (human condition)은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권리 1등급, 시민의 자유2등급을 받아 자유국으로 분류됐고, 중국은 정치적 권리 7등급, 시민의 자유6등급으로 비 자유국으로 지정됐습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중국 전문가인 세라 쿡 (Sarah Cook) 연구원은 지난 해 중국이 가장 실망스러웠다고 밝혔습니다.

쿡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 전 개혁과 인권 개선, 언론개방 등을 약속했지만 대부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대규모 정치범 석방이나 외국 언론들에 대한 완전개방, 민주개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지난 해 세계의 자유는 3년 연속 후퇴했으나 하락 속도는 둔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체 1백 93개국 가운데 자유국은 지난 해 보고서에 비해 1개국 줄어든 89개국으로 46%를 차지했습니다. 최상의 평가를 받은 나라들에는 미국, 영국, 스위스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와 에티오피아 등 부분 자유국은 62개국으로 2개국 늘었고, 북한과 이라크, 이란 등 비 자유국은 1개국 줄어든 42개국에 달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퍼딩턴 조사국장은 "지난 해에는 자유가 후퇴한 경우가 더 많았다"며 "후퇴는 아프리카와 구 소련방에 집중된 반면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개선이 두드러졌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