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천연가스를 둘러싸고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이 '가스 분쟁'의 불똥이 자칫 자신들에게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가스 분쟁'의 배경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데, 먼저 현재 상황을 전해주시죠.

답)러시아가 지난 1월1일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가스관 꼭지를 잠갔습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공급되던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유럽연합은 진상 조사를 위해 러시아에 조사단을 파견했습니다. 만일 가스 공급이 앞으로 보름 이상 계속될 경우  유럽이 '가스 대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문)이 엄동 설한에 가스가 중단되면 큰 일일 것 같은데요.그런데 왜 러시아가 가스 꼭지를 잠근 것이죠?

답) 표면적으론 가스 가격을 올려달라는 겁니다. 러시아는 올해 가스 공급 가격을 1천 입방미터당 2백50달러로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가 지난 해 가격이 1백75달러였는데 한꺼번에 43%나 올리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이 제시한 가격을 거부하자 러시아가 가스 꼭지를 잠근 것입니다. 관측통들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러시아의 외환보유고가 급속히 줄자 러시아 정부가 현금 확보를 위해 가스 공급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조금 전에 가스 가격 인상은 '표면적인 이유'라고 했는데 그 밖에도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답)관측통들은 러시아가 가스관을 차단한 배경에는 정치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원래 옛 소련방의 일원이었다가 지난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국가인데요.

지난 2004년 대통령에 선출된 유센코 대통령은 친서방 정책을 펴왔습니다. 예를 들어 유센코 대통령은 지난 몇 년 간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와 유럽연합에 가입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서방세계에 편입하려는 것이지요. 평소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움직임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온 러시아가 이번에 가스 공급 차단이라는 강수를 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문) 이전에도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근 적이 있었죠?

답)맞습니다. 지난 2006년이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선 직후 가스 공급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하자 2006년 1월 1일 기해 가스관을 잠갔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가스관을 사흘 동안 잠갔는데요. 가스가 중단되자 유럽 일부 국가들의 발전소는 바로 멈췄고 전기 공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문)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 분쟁'을 벌이는 바람에 애꿎은 유럽 국가들이 고생을 하는 셈인데, 현재 유럽은 어떤 상황입니까?

답)유럽은 전체 가스 소비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80%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공급됩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면 자연 유럽의 가스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도 독일, 프랑스 같은 서유럽 국가들은 자체 가스 비축량이 있어 그런 데로 버티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체코와 터키,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구권 국가들과 발칸반도 국가들은 이미 가스 공급이 잘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지인 '더 타임스'에 따르면 폴란드, 루마니아 같은 국가들은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가스 양이 평소보다 5-30% 정도 줄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관측통들은 만일 러시아의 가스 차단이 보름 이상 계속될 경우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가스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문)문제의 핵심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빨리 협상을 벌여 가스 가격을 타결 짓는 것일텐데, 아직 타결됐다는 소식은 없습니까?

답)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며칠 간 가스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아직 까지 절충점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가스 가격과 관련, 1천 입방미터당 4백50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2백 달러로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우크라이나는 가스 가격을 올리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지불하는 가스 통과료도 함께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양국의 입장 차가 이처럼 크기 때문에 아직까지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유럽연합도 조사단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보내 양국 관리들을 만났지만 양국 간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맞서 이렇다 할 중재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 분쟁'의 배경과 전망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