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농민과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전국에서 모은 쌀 174t을 오는 8일 북한주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또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을 법으로 정할 것을 한국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농민 시민단체들의 이같은 요구는 한국 정부가 지난 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매년 해오던 40만t의 대북 쌀 지원을 9년만에 중단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등 농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6일 광주시 금남로에서 '통일쌀 지원 법제화와 통일쌀 보내기 운동' 발대식을 열고 한국 정부가 대북 쌀 지원을 법제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통일쌀 보내기 운동은 한국에서 생산된 쌀의 일부를 한국 정부가 수매해 북한에 보내는 것을 입법화하자는 운동으로, 지난 2005년부터 한국의 농민과 시민단체들에 의해 추진돼왔습니다.

이들 관계자들은 발대식에서 "대북 쌀 지원을 법적으로 보장할 경우 북한은 안정된 식량을 확보하고 남한은 쌀값 인상으로 농업을 살릴 수 있다"며 "남북에게 서로 도움이 되는 농업 구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대북 식량 지원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지난 해 북한에 쌀을 한번도 지원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조건 없이 대북 지원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전영석 사무처장은 "북한에 보낼 쌀을 한꺼번에 수매하면 남한 시장에서도 공급 물량이 조절돼 쌀값이 올라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지원된 쌀은 북한에게 식량난 해소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앞으로 남과 북이 통일이 돼서 남북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보유하게 된다면 현재 수입 개방으로 인해 폭락한 농산물 가격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반드시 대북 지원을 하려면 법으로 만들어야겠다.."

발대식이 끝난 후 1t 트럭 40대로 구성된 순례팀은 지난 가을 수확한 쌀을 트럭에 싣고 광주를 출발했으며, 오는 8일 서울에서 다른 지역에서 출발한 순례팀과 합류할 계획입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제주도와 부산, 광주 등 전국 54개 시, 군에서 모인 통일쌀 1백74 t을 인천항을 통해 북한으로 보낼 예정입니다.

통일쌀은 북한주민들을 돕기 위해 전국농민회총연맹이 한국 국민들의 성금을 받아 그 돈으로 농지를 사 수확한 쌀입니다.

운동을 총괄하고 있는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농민본부의민동욱 사무처장은 "지난 해 2백t보다 조금 줄었지만 농민과 국민들의 도움으로 마련한 쌀을 보내게 돼 다행"이라며 "북측의 12.1 조치로 원래 보내려던 개성 지역 대신 남포항으로 가서 북측 민화협 관계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민 사무처장은 "북측 관계자들은 민간이 하는 일에 대해선 상당히 긍정적인 편"이라며 "다만 한국 정부에서 6.15와 10.4 선언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북측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한국의 농민들이 시민들과 함께 진행하는 운동 형식이므로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이진 않습니다. 남북 정부 당국이 합의한 내용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측은 오는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대북 쌀 지원 법제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에 인천항으로 이동해 쌀을 선적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매년 해오던 대북 식량 지원을 9년 만에 처음으로 중단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대북 식량 지원 문제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나 국민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검토한다는 방침으로,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이 지원이 필요한 긴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