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가 어제 (1일)로 공산혁명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북한과 함께 지구상 몇 안 되는 공산국가인 쿠바의 어제와 오늘을 최원기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문) 최 기자, 쿠바가 공산혁명을 이룬지 벌써 50주년이 됐군요.

답) 네, 쿠바는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이자 미주 대륙의 유일한 공산주의 국가인데요. 지난 1959년 1월, 당시 젊은 혁명가였던 피델 카스트로를 비롯한 사회주의자들이 바티스타 정권을 몰아내고 정권을 잡았으니까요, 쿠바에 공산혁명이 일어난 지 꼭 50주년이 됐습니다.

문) 혁명 50주년을 맞은 쿠바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쿠바 당국은 1일 쿠바의 제2의 도시인 '산타아고 데 쿠바'에서 혁명 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는데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축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최고 지도자인 카스트로가 권좌에서 물러나 병상에 누워있는데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쿠바경제는 지난 해에 3개의 허리케인-열대성 태풍을 맞아서 무려 1백억 달러 상당의 피해를 봤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쿠바 주민들은 월20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문) 월 20달러 수입이면 북한보다는 잘 사는 것 같은데, 북한이 잘삽니까, 아니면 쿠바가 잘삽니까?

답) 쿠바가 더 잘 삽니다. 통계에 따르면 쿠바는 1인당 소득이 4천 달러 정도인데요, 북한은 잘해야 1천 달러 밖에 안됩니다. 또 북한은 지난 10년 이상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지만, 쿠바 주민들은 최소한 먹는 것, 입는 것은 걱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 북한과 쿠바는 모두 공산체제고, 또 미국의 제재를 받는 나라들인데요, 쿠바가 북한보다 잘 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그 이유는 쿠바의 카스트로가 지난 90년대 개방 조치를 취한 반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개방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련이 지난 1991년 붕괴하면서 경제 원조를 중단하자 쿠바도 물자가 부족해 경제난을 겪었습니다. 그러자 카스트로는 개방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선 1991년 외국인 관광과 투자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이어 93년부터는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개인이 장사를 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그 결과 쿠바경제는 1994년부터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문)그렇다면 당시 북한은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답)소련이 붕괴하자 북한도 1991년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를 설치하는 등 부분적인 개방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쿠바처럼 시장경제 요소를 받아들이지는 못했습니다. 그 후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대홍수가 발생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의 문을 더욱 굳게 걸어 잠궜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식량이 부족해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 '고난의 행군'을 겪게 됐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과 쿠바는 '닮은꼴 국가'이면서 차이점도 많다구요?

답)네, 북한과 쿠바는 모두 공산국가이면서 미국과 사이가 나쁘다는 것, 그리고 권력을 세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차이점도 많습니다. 두 나라를 방문한 사람들에 따르면 같은 공산 독재국가지만 북한에 비해 쿠바가 훨씬 자유롭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가보면 주민들이 사는 살림집-아파트 지붕에 수많은 접시형 안테나를 볼 수 있습니다. 쿠바 주민들은 이 텔레비전 안테나를 통해 미국과 멕시코의 방송을 자유롭게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외국 방송을 보거나 청취하면 처벌을 받습니다. 또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우상숭배를 어렸을 때부터 강요하고 있는데요. 쿠바에서는 카스트로에 대한 우상화는 강요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쿠바와 미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이달 20일에 미국에서 바락 오바마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양국 관계에 좀 변화가 있을까요?

답)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쿠바 관계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쿠바를 무시하는 것으로 일관해왔던 조지 부시 대통령과 달리 오바마는 유세 중 쿠바계 미국인의 모국 방문과 송금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쿠바에 대한 제재가 한번에 풀리기는 힘들겠지만 부분적인 제재 완화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그렇다면 쿠바 당국은 오바마 행정부에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답)현재 카스트로는 병상에 누워 있는 상황이고 권력은 그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가 쥐고 있는데요. 라울 대통령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대화하고 싶다"며 워싱턴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마바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과 쿠바가 과연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이뤄나갈지 지켜봐야겠군요. 지금까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혁명 50주년을 맞는 쿠바의 표정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