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해 북한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주요 흐름을 정리해 봅니다. 최원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최 기자, 올해 한반도 정세와 관련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답)역시 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앞으로 3주 뒤인 오는 20일, 제44대 바락 오마바 대통령이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게 되는데요. 오바바 대통령은 8년 만에 등장하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입니다. 특히 오바마 차기 대통령은 조지 부시 현 대통령과 달리 그동안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이른바 불량국가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강조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어떤 정책을 채택하느냐 여부가 올해 한반도 정세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언제쯤 윤곽을 드러낼까요?

답) 아무리 빨라도 올 3-4월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말합니다. 현재 오바마 당선자는 비서실장 등 백악관 참모진과 행정부 각료 인선을 마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각 부서의 부장관, 차관, 차관보 등 정무직을 임명해야 하는데다, 이들에 대한 의회 인준까지는 족히 몇 달이 걸립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가 외교안보팀 인선을 마치고 한반도 정책이 선을 보이려면 올 봄은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문)인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로 활약했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어떻게 됩니까?

답)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힐 차관보의 거취를 눈 여겨 보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3년 간 북한 핵 문제를 다루면서 온갖 우여곡절을 겪어 왔는데요, 현재 그의 거취와 관련해 워싱턴에서는 두 가지 관측이 있습니다. 정권교체와 함께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동아태 차관보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여전히 특사 자격으로 북한 핵 문제에 간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힐 차관보의 거취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가늠하는 중요한 신호 중의 하나입니다.

문) 지난 해 2월에는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이 평양을 방문해 역사적인 공연을 했는데요. 북한의 국립교향악단은 언제쯤 미국을 방문하게 될까요?

답)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미국 방문은 다소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미국의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를 중심으로 북한의 교향악단 1백60명을 올 봄 미국으로 초청해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공연하는 방안이 추진돼 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지난 해 12월 당초 약속과 달리 핵 검증의정서를 거부하면서 국무부 일각에서 교향악단 초청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크게 보면 북한 교향악단의 방미 여부는 북한 핵 문제의 진전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지난 연말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은 올 3월까지 북한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 짓고 3단계로 진입하기로 합의했었는데요, 과연 3월까지 2단계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요?

답)북한 비핵화 2단계 중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핵 검증의정서이고 또다른 하나는 대북 중유 제공 등 경제적 지원입니다. 또 영변 핵 시설 불능화도 아직 1백% 완결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미-일 3국은 3월까지 이 두 가지를 마무리 짓고 3단계인 핵 폐기 단계로 들어가자는 것인데요, 이 문제는 북한에 달려 있습니다. 북한이 시료 채취 등 검증의정서에 합의를 하면 3월에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하고 3단계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계속해서 '시료 채취는 주권침해 행위'라며 검증의정서 합의를 거부할 경우 6자회담은 상당기간 공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 워싱턴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평양에 특사를 보낼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요, 과연 오마바 대통령이 특사를 파견할까요?

답)미국과 북한 간의 특사 교환도 올해 주목해 볼 대목입니다. 미국 민주당 진영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평양에 고위급 특사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아시다시피 핵 문제는 최고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한 고도의 정치군사 사안인데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좌우하는 1인 통치 체제입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6자회담 틀 안에서 차관보급 접촉만으로 핵 문제를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미국이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을 특사로 임명해 평양에 보내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문) 6자회담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데요, 새해에도 6자회담의 틀은 유지될까요?

답)그럴 공산이 커 보입니다. 그동안 6자회담은 말이 6자회담이지 사실상 2+4 형태로 운영돼 왔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먼저 만나 사전 절충을 한 다음에 6자회담을 열어 나머지 회담 참가국들이 합의 내용을 추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는데요. 이는 북한이 미국과 직접 협상을 선호하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인 데 따른 것입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6자회담을 지지해 왔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6자회담의 틀은 유지하는 한편, 이를 보완하는 별도의 미-북 접촉을 가동할 공산이 있다고 관측통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지난 해는 김정일 위원장 건강 이상설로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가 떠들썩한 한 해였는데요, 올해는 이 문제가 더 이상 불거지지 않을까요?

답)미국의 전문가들은 2009년 한반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문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을 꼽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연말 다시 현지 지도를 하는 등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속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뇌졸중은 의학적으로 회복됐다 해도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이 치료를 받아 활동을 재개했지만 언제 다시 쓰러질지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뇌졸중 재발 여부와 그로 인한 북한의 권력판도 변화, 그리고 예상되는 후계체제 문제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문) 지난 해 남북관계는 상당히 악화됐는데요, 올해는 좀 풀리게 될까요?

답)한국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지난 연말 이명박 대통령에게 '새해에는 남북대화를 복원하고 남북경협도 활성화시키겠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새해에도 남북관계가 그리 크게 풀릴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려면 서울과 평양 간에 서로 정치적 수요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 법인데요. 현재 북한은 서울보다는 워싱턴을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북관계는 정치적 맥락 보다는 쌀과 비료 등 경제 문제 위주로 다소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통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올 한 해 예상되는 한반도 상황과 주목해야 할 흐름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