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지난 21일부터 나흘 간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정부 지도자들을 잇따라 면담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하중 장관은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구상 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꽉 막힌 남북관계에 앞으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24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며 "남북관계와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중국 측의 이해를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중국 측에 한국의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이 강경책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이에 대해 중국 측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어 "중국은 현재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당사자인 남북이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신뢰를 갖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측에 남북관계의 중재자 또는 대북 메신저 역할을 요청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김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은 중국 외교부의 초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남북 관계가 막히고 북 핵 6자회담의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중국의 고위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나흘 간의 방문 기간 동안 김 장관은 다이빙궈 국무위원과 양제츠 외교부장, 북 핵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그리고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겅후이창 안전부장 등을 만났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북-중 간 고위급 외교에서 주요 역할을 맡아온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한국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겅후이창 안전부장을 만난 것입니다.

특히 김하중 장관은 왕자루이 부장과 3시간 가까이 남북 관계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입니다.

EJK Act 01 1225 [12월 24일 통일부 대변인 브리핑] "이번 중국 방문에서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된 인사들과는 거의 다 만나셨습니다. 왕자루이 부장과는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고, 1시간 45분 동안 만찬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 현안을 충분히 설명했고, 중국 측 관계자들의 이해를 제고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 겅후이창 부장과는 2시간 가량 만찬을 하며 깊숙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 등 내부동향에 대해 설명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주중 대사로 있었던 김 장관이 급히 통일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지인들에게 미처 하지 못한 인사를 하려는 측면도 있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전직 대사 자격으로 방문했던 김 장관이 이처럼 많은 인사들을 만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고, 남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중국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앞서 한국으로 떠나기 전 가진 베이징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최근의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을 잘 이해하는 김대중 대통령 당시에도 1년 간 남북관계가 매우 경색됐었다"며 "남북관계는 앞으로 시간 문제일 뿐 개선의 돌파구는 열릴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남북관계 조정기일 뿐 정부가 진정성을 갖고 기다리면 남북관계가 잘 풀리는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며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한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